[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tvN '응답하라 1998'(이하 '응팔')이 종영을 코앞에 뒀다. 지난 해 11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응팔'은 기존 '응답하라'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설렘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특유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가족애를 강조하며 변주를 꾀했다. 이런 '응팔'의 노력은 시청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네티즌으로부터 "역대 '응답하라' 시리즈 중 최고작"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하지만 극이 중반부를 넘어가자 '응팔'을 향한 시청자의 반응이 바뀌기 시작했다. 방송 종영을 앞두고 '보고 있으면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하다'는 뜻의 '고구마 드라마'라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다. 잘 나가던 '응팔'이 왜 이런 오명을 쓰게 된 걸까.
등장인물 분량의 밸런스 붕괴
'응팔' 애청자의 분통을 가장 먼저 터뜨렸던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분량이다. '응팔'은 여주인공 덕선(혜리)를 중심으로 한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쌍문동에 모인 소꿉친구들의 우정을 다룬 작품이자 1988년에만 느낄 수 있는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 따라서 쌍문동을 이루고 있는 등장인물 한명 한명이 모두 '응팔'의 주인공. 때문에 에피소드 형식으로 방송되는 '응팔'은 매회 중심이 되는 주인공 캐릭터가 달라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쌍문동의 분위기메이커 동룡(이동휘)의 분량은 다른 캐릭터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극중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동룡은 차별을 받고 있는 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온라인에는 '동룡의 분량을 사수 해달라'는 글들이 들끓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정환(류준열)의 비중이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서브 커플로 그려지던 선우(고경표)와 보라(류혜영)커플에게 묻혀버릴 정도의 분량. 1회부터 빠짐없이 '응팔'을 시청해온 시청자는 갑자기 '쩌리'가 되버린 정환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편 찾기에 대한 집착…'떡밥'만 난무
여주인공의 남편찾기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시그니처다. 하지만 남편 찾기를 더욱 헷갈리고 어렵게 해야한다는 제작진의 집착은 시청자의 복창을 터지게 만들고 있다.
'응팔'이 방송 초중반까지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로맨스를 다루면서도 1988년에만 느낄 수 있는 가족과 이웃간의 끈끈한 정을 세심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tvN 측도 응팔을 '가족극'으로 칭하고 있다. 하지만 후반부, 덕선의 남편찾기에 매달리기 시작하면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던 가족 이야기가 등한시됐다.
가족극의 비중이 줄어든다고 로맨스 라인에 급물살이 들어왔던 것도 아니다. 덕선(혜리), 정환(류준열), 택(박보검)이 만든 삼각 트라이앵글에는 진전은 없고 남편에 대한 떡밥만 난무했다. 이렇다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응팔'의 스토리 자체가 아닌 남편이 누군지 추측하는 것에 시청자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덕선 남편 찾기에 열을 올린다고 일부러 극 진행을 꽈배기처럼 꼬아 놓으니 보는 시청자도, 스포일러를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작진도 지칠 수 밖에 없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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