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홈플러스가 PB(private brand·자체브랜드) 상품 관리에 구멍이 뚫리면서 신뢰를 잃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는 PB 상품인 고춧가루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곰팡이 독소가 기준치를 넘겨 검출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그런데 이 고춧가루의 제조사인 A업체가 2011년에도 홈플러스에 PB상품을 납품하다가, 식중독균 때문에 물의를 빚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 이는 홈플러스가 수년간 부실한 관리를 해왔다는 방증으로, 기업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춧가루 PB 상품, 식중독균에 이어 곰팡이 독소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초 A사가 제조하고 홈플러스가 유통·판매한 '좋은상품 고춧가루' 제품에서 오크라톡신A가 기준(7.0㎍/㎏이하)을 초과(9.49㎍/㎏)해 검출됐다. 오크라톡신A는 곡류, 육류, 콩류 등 모든 식품에서 발생 가능한 곰팡이 독소 중 하나로 신장과 간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오크라톡신A를 발암가능성이 있는 독성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식약처는 해당상품의 판매중단과 회수 조치 명령을 내렸다. 판매중단 대상 제품은 유통기한이 2016년 11월 25일까지인 '좋은상품 고춧가루'로, 약 304㎏(250g×1216개)이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A사는 지난 2011년에도 홈플러스의 위탁으로 PB상품인 '고춧가루'를 제조한 업체였다. 그런데 이 A사는 그 당시에도 납품한 PB상품에서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가 검출돼 유통·판매를 금지 조치를 당한 바 있다. 부실 관리가 4년여 만에 또 다시 재연된 셈이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 2011년 문제가 터진 후 1년간 상품 개선을 위해 거래 중단을 했다"면서도 "이후 재평가를 통해 적정 등급 승인후, PB 거래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즉 외부 전문 심사 기관을 통한 평가 등을 거친 결과, 이 A사는 승인 등급인 '그린(Green) 판정'을 받아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먹거리 안전 불감증?…브랜드 신뢰 추락
PB 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제품생산을 위탁하면 제품이 생산된 뒤에 유통업체 브랜드로 내놓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말 그대로 '위탁'을 하는 것이므로, 제품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홈플러스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소비자들은 홈플러스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 속에서 관련 상품을 구입하게 된다.
현재 홈플러스의 PB상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관리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자체 품질관리 기준(TFMS)을 통해서 협력업체의 위생과 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은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연 1회 외부 전문심사 기관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또한 홈플러스의 테크니컬 매니저가 연 1~2회 협력 업체 현장을 직접 찾아 모니터링을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번 동일 업체가 제작한 고춧가루에서 다시 문제가 발생하면서, 홈플러스의 PB 상품 관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협력업체 등급 승인 과정이나 사후 점검 과정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것.
현재 제조사는 이 회사가 속한 해당 지자체의 지시에 따라 자사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올렸다. 홈플러스는 전국 매장에 상품설명문을 서비스카운터와 상품 매대에 고지했다. 해당 상품은 100% 환불이 가능하며,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이번에 문제가 된 업체와 PB 관련 거래를 중단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번 떨어진 신뢰는 단기간에 회복하기 힘든 법. 홈플러스라는 이름을 믿고 PB상품을 구매해온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달래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홈플러스는 이번에 식약처로부터 회수 처분을 받은 250g 포장이 아닌, 다른 중량의 총 12종 '좋은상품 고춧가루'는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계속 판매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서 소비자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포장단위별, 날짜별 생산된 상품 중에서 무작위로 하나씩 검사하는 위해 성분분석 검사 과정을 거쳐 이상이 없는 상품에 대한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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