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 LG 트윈스의 향후 10년 마무리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LG는 올시즌을 앞두고 변화의 길을 선택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지난 시즌 막판부터 마무리 투수 없이 경기를 했다. 봉중근의 선발 전환. 새 마무리 투수를 찾아야 한다. 사실상 후보는 정해졌다. 강속구 피처 정찬헌이다.
정찬헌이 마무리를 맡아야 하는 이유
마무리 투수도 여러 유형이 있다. 지난 시즌 두산 베어스 좌완 이현승이 공 빠르지 않은 마무리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는 기본적으로 공이 빨라야 한다. 상대를 직구 구위만으로도 윽박지를 수 있어야 한다.
LG에서 그런 투수를 찾자면 딱 떠오르는 투수가 정찬헌이다. 150㎞에 달하는 묵직한 직구가 일품이다. 여기에 낙차 큰 커브도 갖고있다. 정찬헌의 빠른 공은 알고도 치기 쉽지 않다. 또, 그 빠른공을 대처하려다가 뚝 떨어지는 커브를 보면 헛방망이가 돌아가기 일쑤다.
정찬헌 외에 지난해 막판 봉중근을 대신해 임시 마무리 역할을 한 임정우도 후보다. 하지만 파워에서 정찬헌에 밀린다. 그리고 던지는 스타일이 1이닝 마무리보다는 2~3이닝 정도를 끌어가는 유형이다. 스윙맨으로 활용가치가 훨씬 높다. FA 계약을 맺은 베테랑 이동현도 있다. 하지만 이동현도 마무리를 제대로 맡아본 경험이 없고, 나이와 체력 등을 감안할 때 그동안 잘해오던 셋업맨 역할이 나을 수 있다.
정찬헌이 하루 빨리 마무리로 성장해줘야 LG팬들이 향후 오랜 시간 마음 놓고 경기 후반을 즐길 수 있다. LG 마무리도 세대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찬헌 마무리 카드가 기대되는 이유
마무리 투수는 구위도 구위지만, 마인드도 달라야 한다. '칠테면 쳐봐라'라는 식의 배짱있는 투구가 구위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마무리 투수가 코너워크를 하려고 하고, 도망가려 하면 이미 기싸움에서 상대 타자에 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찬헌이라면 충분히 싸움닭 이미지를 기대해볼만 하다. 정찬헌은 이전부터 "내 제구력이 그리 좋지 않은 건 나도 알고있다. 내가 홈플레이트 좌-우를 보고 던지겠나. 그냥 가운데 보고 던진다고 생각하며 던진다"고 했다. 자책이면서, 자신감이 섞인 표현. 자신의 구위를 믿는다는 뜻이 더 강한 멘트였다. 변화구도 마찬가지. "커브는 대충 스트라이크존에서 떨어지면 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고 말했다.
성격이 쾌활한 것도 장점. 살떨리는 순간 등판에 큰 긴장감을 드러내지 않고 항상 자신감이 넘친다. '열심히 던졌는데 맞으면 상대가 잘 친 것'이라며 툭툭 털어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정찬헌이 마무리로 자리를 잡아준다면 LG 불펜진도 다른 팀들에 밀릴 게 없다. 이동현과 임정우가 필승조로 나선다. 좌완 윤지웅과 진해수도 좋은 자원이다. 여기에 부활을 선언한 유원상,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임찬규도 있다.
정찬헌은 지난 시즌 도중 불미스러운 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하지만 많이 반성했다. 이제 야구로 보답해야 한다. 마무리 투수라는 중책이 부담이 아닌 책임감을 준다면 정찬헌과 LG 모두에 윈-윈이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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