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에이스 문창진(23·포항)이 부활의 날개를 폈다.
신태용호가 23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카타르 SC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강전에서 1대0 승리하면서 4강에 안착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문창진이었다. 문창진에게 이번 골은 결승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요르단전을 벼르고 있었던 문창진이다. 아픔이 있었다.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광종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대표팀은 요르단과의 2013년 AFC U-22 챔피언십 3위 결정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문창진이 네 번째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문창진이 실축하면서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문창진은 이날 결승골로 과거의 상처를 씻은 동시에 부활 신호탄을 쐈다.
대회 개막 전 문창진은 황희찬(20·잘츠부르크) 권창훈(22·수원) 류승우(23·레버쿠젠)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다. 하지만 사실 이 연령대 대표팀의 황태자는 문창진이었다.
문창진은 이광종 감독이 이끌던 U-19 대표팀에서부터 '될 성 부른 떡잎' 이었다. 2012년 AFC U-19 챔피언십에서 4골-2도움을 올리며 우승을 견인했다. 대회 최우수선수상도 문창진의 몫이었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았던 문창진에게 어둠이 드리워졌다. 문창진은 K리그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전남과의 경기에서 오른무릎 부상을 했다.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회복이 더뎠다. 빨리 복귀하고자 했던 문창진의 조급함이 독이었다. 문창진은 지난해 8월 또래 동료들이 중국 우한에서 동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을 먼 발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렇게 문창진의 이름은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기회가 왔다. 문창진은 지난해 11월 30일 발표된 신태용호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라 다소 의외의 발탁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문창진은 칼을 갈고 있었다.
문창진은 공백기간 동안 신태용호의 행보를 하나도 놓치지않고 지켜봐 왔다. 당시 문창진은 "TV로 신 감독의 축구를 봤다. 빠르고 영리하며 공격적인 팀이 됐다. 내가 없어도 좋은 축구를 했다"면서도 "그간 경기들을 봤을 때 패스 전환이 빠르고 좋았다.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해 보였다. 나는 슈팅도 많이 시도하고 골도 넣을 것"이라며 다짐한 바 있다.
문창진은 이어 진행된 2차 울산 전지훈련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전지훈련을 통해 몸과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제 카타르 땅에서 존재감을 폭발시키고 있다. 제주에서의 다짐처럼 문창진은 이번 대회에서 현재까지 3골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돌아온 에이스 문창진의 발끝에 리우행 티켓이 걸려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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