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따뜻해서 많이 했지."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는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하다. 특히 제1차 스프링캠프가 펼쳐진 일본 고치는 김성근 감독과의 각별한 인연 덕분에 훈련 시설을 말 그대로 아낌없이 지원한다. 한 야구인은 농담삼아 "시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 현(한국의 '도'에 해당) 차원에서 서포트한다"고 까지 말한다.
그래서 더욱 입체적인 훈련 스케줄을 만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동시에 두 개의 야구장을 쓴다.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내·외야, 야수조·투수조 등을 분리해 훈련이 동시 진행된다.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많은 훈련량을 채울 수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기본적으로 코칭스태프에게 훈련 리드를 맡겼다. 그러나 두 개의 야구장을 수시로 오가며 훈련 상황을 체크하고 선수들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한다.
뿐만 아니다 숙소나 실내 훈련장을 이용할 때도 혜택이 많다. 고치에도 독립리그 구단 등이 있지만, 일단 한화가 우선순위다. 선수단 숙소 예약도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할인까지 해준다. 여기까지만 보면 고치시는 한화가 스프링캠프를 치르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장소같다.
하지만 세상사 늘 좋은 면만 있을 순 없다. 고치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기본적으로 날씨가 쌀쌀하다. 기온이 높을 때는 15~16도 정도로 한국의 초가을 느낌이 난다. 한낮에는 살짝 햇살이 따갑지만, 그늘에서는 금세 시원해져 훈련하기에 좋다. 그러나 보통은 늦가을 정도로 아침 저녁이 춥다. 그러다 간혹 한파가 몰아칠때는 찬바람이 매섭게 옷틈으로 파고든다.
그래서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도 "스프링캠프치고는 춥다"는 말이 여럿 나왔다. 김 감독도 "날씨가 전에비해 부쩍 추워진 듯 하다"며 아쉬워했었다. 그나마 올해는 조금 기온이 올랐다. 하지만 한국처럼 방심한 순간 갑자기 한파가 몰아치거나 눈이 내리는 일도 벌어졌다. 그래서 날씨가 훈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인근 마쓰야마시에서 고치시로 통하는 산길 도로에 폭설이 쏟아져 길이 폐쇄되는 바람에 한화 스프링캠프로 가려던 프런트와 일부 매체 취재진이 다른 도시에서 길이 열릴 때까지 하룻밤 묵어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그나마 최근 며칠간은 날씨가 풀렸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주에는 눈도 오고 날씨가 꽤 추워서 걱정이 됐는데, 이번 주 들어서는 모처럼 따뜻해졌다. 이제 합류한 선수도 많아졌으니 따뜻한 시기에 훈련을 본격적으로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고치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한화 선수들의 땀과 신음소리도 늘어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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