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빼면 다 경쟁중일걸요. 저도 몰라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리그 정상급 좌완 불펜인 정우람을 영입한 덕분에 한화 이글스의 불펜은 상당히 큰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맹활약한 권 혁, 박정진 등이 건재한데다 윤규진도 수술을 성공리에 마치고 올해 싱싱한 구위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든든한 스윙맨 송창식도 있고, 베테랑 이재우도 합류했다.
그러나 선발 보직은 여전히 '안개정국'이다.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은 스프링캠프가 다 끝나고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에도 무한 경쟁체제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친 다음에야 서서히 5선발 로테이션의 윤곽이 드러날 듯 하다. 스프링캠프 초반인 현재까지 확정된 선발은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 한 명 뿐이다. 심지어 토종 선발로 지난해 10승(6패)을 따낸 안영명마저도 명확하게 선발 보장을 받지 못했다. 외부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2선발'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은 안영명 본인 스스로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수조 조장을 맡은 안영명은 "마치 내가 선발로 확정된 것처럼 얘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 너무 경쟁이 치열해서 로저스 말고는 다 확정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함께 훈련하는 송은범, 또 새로 들어온 심수창, 송신영 선배, 재활을 마친 배영수 형도 다 선발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김용주 김민우 등 후배들이나 신인 중에서도 지금 좋은 공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한 마디로 경쟁이 엄청 치열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영명 본인은 어떤 보직을 원하고 있을까. 안영명은 "사실 투수라면 다들 선발을 원한다. 아무래도 정해진 날짜에 등판하는게 편하니까 그렇다"면서 "하지만 나는 정말 선발이나 불펜이나 상관없다. 어릴 때부터 여러 상황에서 다 던져봐서 지금은 다 편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안영명은 자신의 신체적 특수성 때문에 불펜 보직도 적합하다고 밝혔다. 안영명은 "나는 근육이 남들과는 조금 달라서 쉽게 뭉치지 않고, 피로도 역시 빨리 풀리는 편이다. 그래서 자주 등판해도 크게 힘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불펜으로 나가는 것에 관해서는 큰 거부감이 없다"고 했다. 투수조 조장답게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적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영명은 "확실히 우리팀 전력이 전보다는 많이 향상된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와서 분위기도 뜨거워진 면이 많다"면서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는 면도 있고,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외부에서 '우승 후보'라고 하는 말은 아직 부담이 된다. 진짜 실력을 만들어 그런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만드는 게 캠프의 과제다"라면서 한층 훈련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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