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신인 때보다 더 나은 것 같다."
지난 28일 오후. 한화 이글스는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라이브 배팅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 상황을 가정하고 수비진을 다 채워둔 상황에서 투수가 실전 피칭을 하면 타자가 그걸 받아치는 훈련이다. 훈련 몰입도는 상당히 강했다. 투수와 포수, 그리고 타자들이 수시로 바뀌면서 다양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런데 이 훈련에서 상당히 눈에 띄는 한 선수가 있었다. 남보다 월등히 긴 팔과 다리에 비쩍 마르고 얼굴에는 여드름이 가득한 신인 선수. 신체 외형만 보면 영락없는 모델, 포지션으로는 투수나 외야수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선수는 한화 코칭스태프가 모두 주목하는 미래의 주전포수감이다. 2차 8번으로 입단한 박상언(19)이었다.
박상언은 신장이 1m85로 큰 편이다. 특히 하체가 무척 길다. 그러나 체중은 75㎏에 불과하다. 그래서 당장의 목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일이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데다 주자와의 신체접촉이 잦은 포지션인 포수를 풀타임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몸집이 갖춰지고, 체력도 강해야 한다. 그래서 박상언이 기술 훈련 못지 않게 신경쓰고 있는 게 바로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때문에 아직 포수 수비나 타격 훈련에서 큰 두각은 드러내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한화 코칭스태프는 이런 박상언에 대해 큰 기대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선수들을 지켜본 노하우를 통해 당장 드러나지 않아도 선수 안에 숨겨진 진가를 잡아낸 것이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 코치시절(2004~2005) '루키 강민호'를 지도했던 김응국 한화 타격코치는 박상언의 가능성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코치는 "지금 많이 마르고 어설퍼 보이는 면이 있지만, 아직 19세밖에 안된걸 감안해야 한다. 프로에 와서 체계적인 훈련으로 근육량을 늘리고, 기술도 가다듬는다면 불과 몇 년 안에 팀의 주전 포수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김 코치는 "포수로서의 기술이나 움직임도 좋지만, 타격에서도 재능이 있다. 그런 부분은 오히려 신인 시절의 강민호를 능가한다. 신인 때 강민호가 지금처럼 클 지 누가 알았나. 분명히 박상언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역시 이러한 코칭스태프의 기대감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에 부응할 만한 선수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는 "중학교 때까지 투수와 포수를 병행하다가 고교(유신고) 때부터 본격적으로 포수에 대한 공부를 했다.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한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조인성 선배님께서 많은 기술적 조언과 격려를 해주신다. 반드시 조인성 선배님같은 대형 포수가 되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밝히고 있다. 박상언이 언제쯤 한화의 포수 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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