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막내라니…"
프로야구는 입단 년도와 나이에 따른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가 확실하다. 고압적이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후배는 선배들의 장비를 옮기는 등의 보조 역할을 한다. 보통의 경우 연차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새로 입단한 후배들이 그 업무를 이어받는다.
그런데 간혹 새로운 고참이 합류하면서 위치가 급감하는 경우도 생긴다. 한화 이글스의 프로 10년차 포수 허도환(32)이 그런 불쌍한 처지가 됐다. 중고참급으로 후배들의 수발을 받다가 갑자기 '막내'가 되면서 선배들의 눈치를 살피게 됐다. 호칭도 아예 '막내'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허도환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일 고치 시영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내야 수비 훈련 때 허도환은 팀내 최고령 선수인 조인성(41) 그리고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로 한화에 온 차일목(35)과 한 조를 이뤘다. 이날 뿐만이 아니라 캠프 기간 내내 타격 및 수비 훈련에서 허도환은 두 명의 선배들과 한 조를 이뤄 움직였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막내'가 된 것.
현재 한화 캠프에는 이들 세 명 외에도 이주호(26) 박준범(20) 박상언(19) 등 총 6명의 포수가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훈련 때 이 6명이 다 함께 움직이진 않는다. 훈련의 효율성을 위해 두 개 조로 나눴는데, 허도환은 조인성, 차일목과 한 조다. 연차나 기량을 고려한 자연스러운 분류다. 너무 어린 선수들이 베테랑과 한 조가 되면 기가 죽어 훈련 효과가 오히려 감소할 수 있기 때문.
결국 허도환은 선배들인 조인성, 차일목의 뒷수발 담당이다. 허도환은 "어쩌다보니 막내가 돼 있더라. 하도 열심히 파이팅을 외치다보니 목이 다 쉬었다"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허도환은 "막내답게 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말 마무리 캠프 때는 목쪽에 통증이 있었는데, 이제는 몸상태가 다 괜찮아졌다. 팀내 포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남은 캠프에서도 계속 파이팅있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진짜 각오를 내보였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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