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선수들이 겨울 극기훈련 차원에서 영하의 날씨에 두꺼운 얼음을 깨고 들어가 냉수마찰을 자주 했다. 그 효과를 놓고 찬반 논란이 있었다. 정신력 고취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시간이 흘렀고 요즘엔 한겨울 찬물에 들어가는 선수는 없다. 간혹 일본 프로야구에선 팀이 아닌 개인훈련 차원에서 얼음 물속에 들어가는 선수가 있기는 하다.
요즘 KBO리그 구단들의 해외 전지훈련 풍경은 과거와는 조금 달라졌다. 훈련의 재미와 효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평소엔 보기 드문 이색 도구들이 자주 등장한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은 겨울 캠프 때마다 낙하산을 메고 달리는 게 일이다. 낙하산을 메고 맞바람을 가르면서 달리는 게 무척 힘들다고 한다. 낙하산 없이 그냥 달리는 것보다 몇 배 이상의 고통이 뒤따른다.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LG 트윈스 봉중근은 투구폼을 잡는 차원에서 배드민턴 채를 자주 이용한다. 종종 수건도 사용한다. 공기저항이 적어 어깨에 부담을 덜 주면서 투구 자세를 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삼성 라이온즈의 괌 1차 캠프에선 야구공 대신 테니스공을 잡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김평호 수비 주루 코치가 테니스 라켓으로 테니스공을 쳐주면 야수 선수들이 움직이면서 공을 잡는 식이다. 선수들이 야구공 보다 반발력이 좋은 테니스공을 잡으면서 순발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일본 야구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도 독특한 훈련 도구를 많이 이용한다. 타자들의 타격 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해머, 넉가래 등을 이용하고 있다. 해머로 땅을 내려칠 경우 타격시 집중력에 도움이 되고, 넉가래는 스윙할 때 팔꿈치가 들리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한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와 지크 스프루일은 미국 전지훈련 중 짬이 날때마다 축구를 하면서 기분전환을 하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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