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농구선수가 됐을 것이다."
'전남의 10번' 스테보가 '농구천재' 못지 않은 슛 감각을 뽐냈다. 2일 오전(현지시각) 태국 SC파크호텔 농구 골대 앞, 전남의 동유럽 삼총사와 마주쳤다. 아침식사를 마친 스테보, 오르샤, 유고비치가 슛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오전11시부터 시작되는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에 앞서 농구로 몸을 푸는 것이 일상이 됐다.
스테보는 절정의 슛 감각을 뽐냈다. 백발백중이었다. 림을 향해 쏘아올린 공이 일정한 궤적을 유지하며 던지는 족족 골망으로 쏙쏙 빨려들었다. 경이로운 풍경이었다. 5개의 슈팅 중 단 하나도 골망을 벗어나지 않았다. "어릴 때 농구선수였다.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농구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농구로 유명한 세르비아에서 나고 자란 스테보의 농구 사랑은 특별했다. 축구뿐 아니라 농구, 핸드볼, 탁구 등 모든 구기종목에 능하다. 유고비치는 "스테보는 바스켓볼 베스트 플레이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휴가 때 집에 가면 축구는 안하고 친구들과 농구만 한다더라"고 귀띔했다.
전지훈련 현장을 방문한 K리거 출신 에이전트 브랑코가 가세하면서, 양보없는 '2대2' 농구배틀이 시작됐다. 스테보와 유고비치, 오르샤와 브랑코가 팀을 이뤘다. 칩슛, 훅슛, 탭슛 등 묘기가 이어졌다.
승부욕이 제대로 발동했다. 쨍하던 하늘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지만 이미 불붙을 대로 불붙은 농구 전쟁, 누구 하나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슛 대결은 계속됐다. 결국 '농구의 신' 스테보-유고비치 콤비가 승리했다. 기쁨의 하이파이브가 작렬했다.
마침 산책 나온 노상래 전남 감독이 땀과 비에 흠뻑 젖은 스테보, 유고비치, 오르샤와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스테보의 능숙한 한국어 인사에 노 감독이 농담 섞인 호통을 쳤다. "야! 니네가 농구선수야? 축구선수야?" 동유럽 삼총사가 후다닥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장으로 직행했다.
방콕=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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