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5일간의 설연휴, 극장가에서 로봇과 팬더와 검사(또는 사기꾼)가 맞붙는다. 이미 한판 결전을 치른 영화 '로봇, 소리'와 '쿵푸팬더3'의 맞대결 구도에 3일 '검사외전'이 참전하면서 삼국지가 펼쳐졌다. 제각각 장르가 달라 골라보는 맛이 있다.
가족과 함께 '로봇, 소리'
'로봇, 소리'는 지난달 27일 개봉해 서서히 열기를 가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새해에 자신있게 내놓은 작품.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하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거세다. 역주행에도 시동이 걸렸다.
로봇의 이름은 소리다. 세상 모든 소리를 듣고 저장하는 능력과 소리 발생지를 찾아내는 위치 추적 기능을 갖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애초 미국이 도·감청 목적으로 제작한 인공위성인데, 생김새가 아주 귀엽다. 깜찍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릴 땐 반려견이라도 되는 양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어진다.
10년째 딸을 찾아 다니는 아빠 해관(이성민)은 우연히 서해안 작은 섬에 불시착한 로봇을 만난다. 그리고 소리가 찾아낸 딸의 흔적을 통해 예전에는 몰랐던 딸의 꿈을 알게 되고 깊은 후회와 그리움에 눈물을 흘린다. "보호는 고마운 것입니까"라고 묻는 소리를 통해 영화는 관객에게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로봇 소리'는 가족 드라마이면서, 인간과 로봇의 버디무비이고, 또한 SF 휴먼 드라마다. 미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청사건,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 등 사회 현안에 대한 풍자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로봇의 깜찍함에 자지러진다. 이성민의 부성애와 인간미는 감동을 책임진다.
아이들과 함께 '쿵푸팬더3'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3'는 개봉과 동시에 극장가를 제압했다. 개봉 일주일도 안 돼 벌써 200만 고지가 눈앞이다. 업그레이된 팬더 포의 무공 덕분이다. 쿵푸의 기본도 모르던 포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어느새 쿵푸 사범이 됐다. 물론 특유의 넉살과 허당기, 폭풍 식욕은 여전이 그대로다.
막장 드라마의 단골 코드인 '출생의 비밀'은 만국공통인 모양이다. 거위 아빠 손에서 자란 포는 팬더 친아빠를 만난다. 엄청난 식욕을 보며 운명적으로 서로를 알아본 팬더 부자는 팬더들이 모여 사는 비밀스러운 마을로 떠난다. 그곳에서 진정한 팬더의 모습을 몸으로 경험하며 포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다.
요염한 여성 팬더, 귀여운 베이비 팬더, 껴안기 능력자 팬더 등 새로 등장한 팬더 캐릭터들은 눈을 즐겁게 한다. 영혼계와 지상계의 쿵푸 사범을 모두 제압하고 팬더 마을을 위협하는 악당 카이도 카리스마 넘친다.
여기에 잭 블랙 특수까지 겹쳤다. 내한 중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잭 블랙은 온몸 던져 시청자를 웃겼다. 쿵푸팬더를 모르던 관객까지 극장에 나들이할 태세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설 연휴에 한국영화 대신 '쿵푸팬더3'에만 전력투구한다.
연인과 함께 '검사외전'
팬더가 동심에 호소한다면, '검사외전'은 여심에 호소한다. 이름만으로 하나의 장르가 돼버린 강동원이 출격한다. 강동원을 파트너로 맞이한 황정민은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민)'이란 명성을 또 한번 증명한다. 왜 이제야 만났나 싶을 만큼 두 배우의 호흡이 좋다.
'검사외전'은 살인 누명을 쓴 검사가 전과 9범 사기꾼을 감옥 밖으로 내보내 누명을 벗는 이야기를 담는다. 황정민이 판을 짜고, 강동원이 움직인다. 묵직한 연기로 영화의 구심점이 된 황정민, 재기발랄한 연기로 거침없이 웃기는 강동원, 여기에 비열한 악인 이성민과 박성웅이 가세해 격렬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검사외전'은 오락성이 다분한 영화다. 심각해질 겨를이 없다. 전개상의 허술한 지점은 강동원의 원맨쇼로 매끈하게 이어붙인다. 한바탕 즐기고 후련해진 기분으로 극장문을 나설 수 있다. 명절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지난해 '암살'과 '사도'와 '내부자들'로 흥행 맛을 본 배급사 쇼박스의 또 다른 야심작이다. 4연속 흥행이 가능할지 영화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장외에서 즐길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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