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차라리 잘된 면도 있다."
결국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 선수 영입을 1월내에 완료하지 못했다. LG 트윈스와 마찬가지로 한 명의 투수를 채우지 못하고 2월에 접어들었다. 벌써 스프링캠프 전체 일정(1월15일~3월3일)의 약 40%가 지난 시점이다.
당연히 외인 선수 영입 작업이 지나치게 늦어지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팬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긴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일찌감치 외인 선수 영입을 완료하고 초반부터 함께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다른 팀들과의 경쟁에서 뒤진 듯한 모양새가 되고 있기 때문.
그러나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오히려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차라리 (늦은 게)잘 됐다"고 까지 한다. 상식적으로는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왜 이렇게 말했을까.
최근 한화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성근 감독은 "솔직히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이 늦었다. 더 일찍 영입을 완료했어야 하는데, 일이 잘 안풀린 것들이 있다"고 인정했다. 영입을 타진하던 선수가 뒤늦게 생각을 바꾼 경우가 있었다. 다른 팀과의 영입 경쟁에서 밀린 케이스도 있다. 이런 의도하지 않은 상황들이 중복되면서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비록 2월로 넘어갔지만, 오히려 이렇게 확 늦어지면서 상황이 나아진 점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아예 여유있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한 마디로 '전화위복'의 상황 속에 있다는 것. 김 감독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메이저리그 상황 때문.
메이저리그는 2월 하순부터 본격적인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그리고 이에 앞서 1월말경 각 구단별로 빅리그 진입 가능성이 있는 마이너리그 유망주 등을 대상으로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그래서 1월말~2월 초순에 이르는 현 시기는 미국 현지에서 투수들이 본격적으로 훈련 페이스를 높이는 시기다. 동시에 실력파 선수들의 이적이 가장 적은 때이기도 하다. 일단 초청 선수 명단에 든 유망주들은 로스터에 살아남아 빅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김 감독은 이런 현지 상황을 설명하며 "어차피 지금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외국인 투수들이 각자 알아서 훈련량을 높이고 있을 시기다. 그래서 나중에 합류해도 큰 문제는 없다"면서 "이제는 영입 시기는 문제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있다가 최종 탈락한 선수들까지 폭넓게 보고 있다. 늦더라도 좋은 투수를 데려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연 김 감독의 말처럼 한화의 외인선수 영입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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