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원주 동부 프로미전이 열린 3일 창원 실내체육관. 경기를 앞두고 코트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1월 31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전 홈경기 수훈선수 시상식이 열렸는데, 주장 김영환과 부주장 트로이 길렌워터가 MVP에 선정됐다. 시상식이 끝나고 이어진 사진 촬영 때 김완태 단장이 길렌워터를 바라보며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러자 길렌워터도 쑥스러운 미소를 흘리며 새끼 손가락을 걸었다.
의미가 담긴 '약속 이벤트'였다. 창원 LG 에이스인 길렌워터는 뛰어난 기량을 갖췄지만, 여러차례 경기중에 문제(?)를 일으켜 '악동' 이미지가 강하다. 심판 판정에 예민하게 반응해 KBL로 부터 수차례 제재를 받았다. 지금까지 벌금으로 낸 돈이 1000만원이 넘는다.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질책을 하고 설득을 했는데도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사실 심판의 거듭된 오심이 문제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 길렌워터는 지난달 열린 부산 kt 위즈전에서 작전타임 때 벤치로 다가온 방송사 중계 카메라에 수건을 던져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당했다. 창원 LG로선 날벼락같은 일이었다.
KBL 징계가 결정된 후 김 단장은 길렌워터를 불러 부정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김 단장은 "오심이 있다고 해도 판정에 대한 불만 표출, 불필요한 행동이 자신이나 팀에 해가 된다는 걸 얘기해줬다"고 했다. 김 단장은 당시 다짐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길렌워터가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게 했다. 강온책을 함께 동원한 셈이다. 김 단장은 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게임 MVP에 뽑혀 홈팬들 앞에 선 길렌워터는 다시 한번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 다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경기장을 찾은 4093명의 팬이 증인이었다. 김 단장은 "인성이 좋은 선수인데 경기중에 흥분할 때가 있다"고 했다.
출전 징계가 풀리고 열린 3경기에서 길렌워터는 한번도 심판 판정에 예민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그가 복귀한 후 팀은 3연승을 거뒀다. 3일 원주 동부전에서 길렌워터는 24득점-9리바운드-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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