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최선을 다 해준 덕분이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0)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연승기록을 13경기로 늘리는 동시에 선두로 뛰어오른 순간이었다. 23승8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2위 OK저축은행(21승10패·승점 65)에 근소한 차이로 1위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이 정규시즌 1위를 찍은 것은 2014년 1월 16일 이후 760일 만이다. 최 감독은 "1등이라는 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운을 뗀 뒤 "선수들이 워낙 잘 해주고 있다. 최선을 다 해준 덕에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선수들의 분위기 파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다소 자신감이 떨어져있다고 판단했다. 최 감독은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 지켜보니까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100%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잘 하는 선수들인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최대한 선수들이 제 기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지도했다"고 밝혔다.
비결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공감이었다. 최 감독은 "선수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한다. 선수 신체에도 바이오리듬이 있듯이 팀 분위기에도 흐름이 있다. 오랜 시간 보내면서 분위기를 읽고 있는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고 했다.
현대캐피탈하면 떠오르는 선수는 단연 주포 오레올과 문성민이다. 둘은 무시무시한 화력을 뽐내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오레올과 문성민이 뛰어난 만큼 다른 선수들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알토란' 같은 선수로 리베로 여오현을 첫 손에 꼽았다. 최 감독은 "여오현은 수비에서 큰 공헌을 하는 선수다. 플레잉코치로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최민호도 블로킹에서 큰 활약을 해주고 있다. 비록 오레올, 문성민에 가려진 느낌이 있지만 고마울 만큼 열심히 해주고 있다"며 "노재욱도 어리지만 굉장히 성장했다. 특히 큰 경기에서도 배짱 있게 플레이 한다"고 칭찬했다.
이쯤 되면 우승 욕심이 날 법도 하다. 현대캐피탈은 2008~2009시즌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최 감독은 "당연히 욕심이 난다. 모든 프로구단의 목표는 우승이다. 하지만 서두르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 팀만의 색깔을 가지고 배구하고 싶다"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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