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 한화와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이날 한국팬들에게도 익숙한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부회장(69)이 야구장을 찾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 옆방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올해 74세인 김성근 감독과 호시노 부회장은 안면이 있다. 호시노 부회장은 선동열 전감독과 이종범 해설위원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활약할 당시 사령탑이었다.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했다. 카리스마도 대단하다. 감독실로 불러 선수를 윽박질렀다는 일화도 있고, 마음에 안드는 장면이 나오면 덕아웃에서 물건을 집어던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신 감독,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일본야구대표팀 감독, 라쿠텐 감독 등을 역임했다. 김 감독과 호시노 부회장은 이날 반갑게 안부를 주고 받았다. 재일교포 출신인 김 감독은 한국어만큼이나 일본어가 편하다. 김 감독은 "호시노 전 감독(부회장)이 '대단하다. 아직도 감독하시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호시노 부회장의 지인 몇몇도 경기장을 찾았다. 지인들은 호시노 부회장에게 "한화 감독 나이가 74세더라. 대단하다. 너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고 했다. 바로 옆방에 김 감독이 있는 줄 모르고 자신들끼리 주고받은 얘기였다. 김 감독은 "호시노 감독과의 대화에서 사령탑 복귀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아직도 직접 노크(펑고, 수비수에게 타구를 날려줘 수비연습을 시키는 훈련)를 한다는 말에 호시노 부회장은 크게 놀랐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지금도 훈련 중 앉지 않는다. 경기장 전체를 돌며 연습을 진두지휘 한다. 백미는 수백개씩 날리는 노크다. 3,40대 젊은 코치들도 100개 넘는 노크후엔 후유증에 시달린다. 엄청난 체력을 요하고, 기술도 필요하다. 감독들이 직접 노크를 날려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코치시절 노크의 달인으로 불렸던 조범현 kt감독, 염경엽 넥센 감독, 류중일 삼성 감독 등도 자주 노크를 날려주지 않는다. 대부분 수비코치가 전담한다.
김 감독은 이를 위해 지금도 쉼없이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직접 노크훈련을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직접 노크를 줘 보면 내야수의 현재 기량과 발전 가능성, 부족한 부분과 뛰어난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 수비 코치가 보고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노감독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노크배트를 손에서 놓지 않는 이유다.
김 감독이 직접 노크를 날려주는 날엔 야구장 전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선수들의 훈련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기술적인 면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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