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절대 강자인 은행권의 지난해 순이익이 만년 2등 업종이던 보험권 순이익의 절반 남짓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국내은행의 2015년 중 영업실적'(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014년 6조원 대비 2조5000억원 줄어든 3조5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 보험회사가 남긴 순이익 6조3000억원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저금리로 순이자마진이 줄어든 가운데 경남기업, STX조선해양 등 부실기업 처리를 위해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손실이 커진 것이다. '카드 사태'로 은행들이 대거 적자를 냈던 2003년의 1조70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이기도 하다.
은행 유형별로 보면 국민·신한·우리·하나·SC·씨티 등 시중은행 6곳의 작년 순이익이 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0억원 줄었다. 농협·수협·기업·산업 등 특수은행 4곳은 2014년 1조1000억원의 순이익에서 지난해 9000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전환해 은행권 수익 악화를 주도했다. 충당금 손실 등이 대기업대출이 많은 산업은행 등에 몰린 영향이다. 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 등 지방은행 6곳의 순이익은 7000억원으로 2014년과 같았다.
각종 수익성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14년 대비 0.21%포인트 하락한 1.58%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비이자이익은 각종 수수료 수입 증가로 2014년보다 2조4000억원 늘어난 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은 저금리 여파로 2014년 34조9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 감소한 3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2조5000억원으로 희망퇴직이 늘면서 2014년보다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당기순이익 비중)은 2013년 대비 0.15%포인트 하락한 0.16%를 나타냈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으로 낸 이익)은 같은 기간 4.05%에서 2.14%로 떨어졌다. 두 지표 모두 외환위기와 대우사태 여파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2000년(ROA -0.59%·ROE -11.02%) 이후 모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손비용은 1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늘었다. 경남기업, 포스코플랜텍, 동아원 등이 새로 회생절차 또는 워크아웃에 들어간 데다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던 STX조선과 관련해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저금리 장기화와 기업 부실 확대 등이 이어질 경우 은행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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