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했다. 정치적인 함의를 담은 말이긴 하지만, 세상만사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맞춰야 무리없이 돌아간다. 프로야구에도 적용된다. 성적을 내려면 베테랑 선수의 경험과 노련미가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어우러져야 한다. 야구팀은 생물처럼 매년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변화한다. 포지션별로 경쟁이 벌어지고, 새얼굴이 유입되고, 은퇴선수가 나오다. 베테랑 선수와 젊은 선수, 현재와 미래가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제 역할을 해줘야 건강한 팀이다.
지난해 김기태 감독이 부임한 후 KIA 타이거즈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열정을 보여준 젊은 선수들에게 1군 출전의 기회가 돌아갔다. 리빌딩 과정에 있는 팀답게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공식에 따른 기계적인 팀 재편작업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신바람도 필요하지만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건 베테랑 선수들이다. 이들의 존재감, 역할을 인정하면서 먼저 기회를 주고, 대안을 모색했다. 팀에 기여해온 고참 선수들이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배려도 뒤따랐다. 설사 이들이 주전경쟁에서 밀리고, 역할이 줄어들고, 1군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벌어져도 납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잡음이 나올 수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올해 KIA 오키나와 캠프의 주역은 새얼굴들이다. 18일 라쿠텐 이글스전까지 연습경기 4게임까지 젊은 선수, 잠재력을 있는 선수들이 선발로 출전했다. 내야수 김주형과 박진두 황대인 고영우 최원준 윤완주, 외야수 윤정우 오진혁 이진영 등이 시험대에 올랐다. 투수진에서는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많은' 한승혁 김윤동 홍건희 박동민 정용운 임기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베테랑 선수 대다수가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오키나와 리그 초반 분위기를 젊은 선수들이 끌어갔다.
그런데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4경기 연속으로 4번 타자로 나선 박진두는 18일 라쿠텐 이글스전에서 3안타를 때렸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고 타점을 기록했다. 황대인도 라쿠텐전에서 2안타를 때렸다. 입단 13년만에 주전도약의 기회를 잡은 김주형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외야수 윤정우도 주목할만하다. 마무리 후보 한승혁은 2경기를 4이닝 무실점, 김윤동은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들의 좋은 활약이 팀에 활력과 동시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베테랑 선수들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리 수 도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전해졌다. 아마 코칭스태프도 이런 구도를 의도했을 것이다. 기존 선수를 위협하는 신예들의 등장. 리빌딩의 첫걸음, 팀이 강해지는 길이다. 젊은 선수들이 든든한 한쪽 날개가 돼 줘야 힘있게 날 수 있다. 연습경기 초반에는 젊은 선수들이 씩씩하게 경기장을 누볐다. 이제 베테랑 선수들 차례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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