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울산 현대 몰락의 최대 원인은 수비였다.
울산은 K리그 클래식 38경기서 45실점을 했다. 경기당 평균 1.2 실점이다. 최다 실점 순위에서 전체 12팀 중 5위였다. 반면 공격진은 54득점(경기당 평균 1.42골)으로 최다득점 4위를 기록했다. 김신욱(현 전북 현대)-양동현(현 포항) '더블타워'를 앞세워 상대 골문을 두들겼지만 수비라인에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2016년을 앞두고 수비 보강이 지적된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윤정환 울산 감독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강)민수가 돌아오면 (수비라인 문제는) 분명히 해결될 것이다." 강민수는 지난 18일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해 20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
강민수는 K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다. 2004년 전남 입단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강민수는 이듬해 허정무 전 감독의 조련을 받으면서 가능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7년엔 핌 베어벡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 합류해 그해 동남아 4개국에서 열렸던 아시안컵에 출전해 3위에 일조하며 이름을 알렸다. 소속팀 전남으로 돌아온 뒤에는 곽태휘(현 알 힐랄)와 함께 철벽수비를 구축하며 팀의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2008년 전북 현대, 2009년 제주, 2010년 수원 삼성 등 한 시즌 마다 팀을 옮겨 다니면서 부침을 겪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명단에 합류했지만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면서 동료들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행의 쾌거를 쓰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울산에서 부활이 시작됐다. 2011년 김호곤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울산에 입단한 강민수는 곧바로 주축 수비수로 자리를 잡았고 이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2013년 클래식 2위에 오르는 한 축 역할을 했다. 1m86의 체격에 빠른 발과 중앙, 측면을 가리지 않는 넓은 활동 반경이 강점으로 꼽혔다. 2014년 상무 입대 뒤 상주 유니폼을 갈아입고 뛴 2년 간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기량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민수는 울산의 최대 약점 중 하나였던 '느린 센터백'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 감독은 지난해 김치곤 김근환 이재성 유준수 정승현을 로테이션으로 가동했다. 하지만 확실한 주전을 찾지 못했고 상대 수비 뒷 공간 공략에도 문제점을 노출하며 실점이 이어졌다. 올 시즌 울산은 김근환이 수원FC로 이적하고 유준수는 원 포지션인 원톱 자리로 복귀했다. 파워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김치곤 이재성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민수는 이들과 호흡을 맞춰 상대 볼 흐름을 읽고 차단하면서 빌드업까지 책임지는 전방위 센터백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민수의 올 시즌 등번호는 75번이다. 대부분 선발 수비수가 2~5번을 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다소 특이하다. 그동안 달던 4번을 후배 구본상에게 양보하는 대신 아들의 생일인 7월 5일에 착안해 75번을 달기로 했다. 가족을 품에 안은 강민수가 울산 뒷문을 든든히 책임지는 '가장' 역할까지 해낼 지 기대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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