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얻은 승점은 1점이지만 성과는 더 컸다.
포항은 24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저우 헝다와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H조 최강이라고 불리는 '디펜딩챔피언' 광저우를 상대로, 그것도 원정에서 값진 승점을 더했다. 무관중경기라는 이점도 있었지만 분명 의미 있는 승점이었다. 최진철 감독도 경기 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일단 수비력이 안정감을 찾았다. 최 감독은 하노이(베트남)과의 ACL 플레이오프에서 수비 조직력에 아쉬움을 표했다. 상대의 역습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광저우전은 달랐다. 김광석-배슬기로 이루어진 중앙 수비는 상대의 거센 공격을 잘 막아냈다. 잭슨 마르티네스, 히카르두 굴라트 등 특급 선수들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고비마다 선방을 보인 신화용 골키퍼의 존재도 든든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수비 연습 제대로 했다'고 말했다. 하노이전에서 보인 아쉬움을 씻은 경기였다"고 했다.
두번째는 향후 ACL 운영에 여유를 갖게 됐다. 포항은 죽음의 조에 속했다. 광저우 뿐만 아니라 우라와 레즈(일본), 시드니FC(호주)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특히 호주 원정은 ACL을 병행하는 K리그팀들의 골칫거리다. 이번 광저우 원정에서 승점을 챙기며 부담을 덜게 됐다. 포항의 다음 일정은 홈 2연전이다. 3월2일 우라와, 16일 시드니와 붙는다. 여기서 모두 승점 3점을 챙길 경우 포항의 승점은 7점이 된다.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4월5일에 있을 호주 원정을 2원화해서 운영할 수 있다. 조별리그 종반으로 갈수록 이 1점은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가장 큰 성과는 자신감이다. 포항의 올 시즌 전망은 밝지 않았다. '스틸타카'라는 새로운 색깔을 만든 황선홍 감독이 팀을 떠났다. 여기에 주력 선수들이 대거 떠났다. '주포' 김승대는 중국 옌벤 푸더로 이적했다. '제2의 황새'로 불렸던 고무열도 전북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주던 신진호와 조찬호는 서울행을 택했다. 그나마 기대했던 외국인 선수도 영입에 실패했다. 부정적인 요소만 있었던 시즌 초, 광저우전 무승부로 반전의 동력을 마련했다. 경기 후 선수들이 환하게 웃었던 이유다. 최 감독은 "남아 있는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수확"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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