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마법이 통했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OK저축은행과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20, 25-16, 25-22)으로 승리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단일시즌 최고연승 기록을 15경기에서 16경기로 경신했다. 현대캐피탈은 26승8패로 승점 75를 기록,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의 마지막 정규리그 우승은 2008~2009시즌이었다. 이후 줄곧 2~3위에 머물렀던 현대캐피탈이었다. 지난 시즌 5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하는 아픔도 겪었다. V리그가 출범한 2005년부터 줄곧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나 최초로 봄배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재정비에 돌입했다. 첫 단추는 사령탑 교체였다. 김호철 감독과 작별했다. 그리고 최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최 감독의 소통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적중했다. 최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 파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최 감독은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 지켜보니까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100%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잘 하는 선수들인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최대한 선수들이 제 기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지도했다"며 당시를 떠올린 바 있다.
다음 과제는 '스피드 배구' 정착이었다. 외국인선수, 주포에 쏠리는 공격 점유율을 고루 분산, 누구나 자유롭고 빠르게 공격할 수 있는 색깔이다. 시간이 필요했다. 현대캐피탈은 1, 2라운드 종료시점까지 3위에 머물렀다. 3라운드 막이 내렸을 때는 4위까지 처지기도 했다.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4~5라운드를 전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물음표가 따랐다.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원동력은 믿음과 공감이었다. 최 감독은 고비처마다 힘을 불어넣었다. "억지로 밝게 하려 하지마",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하라",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너희를 응원한다" 등 '최태웅표 명언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그렇게 맞이한 OK저축은행과의 6라운드 맞대결. 1, 2위 팀 간 대결인데다가 연승기록, 정규리그 우승 확정까지 걸려 부담이 가중됐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경기다. 하지만 상대팀에 대한 면밀한 분석보다는 우리 선수들의 심리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심리관리가 주효했다.
부담을 떨친 현대캐피탈은 스피드배구로 OK저축은행을 공략했다.
최 감독은 부임 첫 시즌 만에 배구 역사에 족적을 남겼다. 끝이 아니다. 그의 마법은 현재진행형이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대2(25-23, 22-25, 25-22, 18-25, 15-10)로 제압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3승15패로 승점 39점을 기록, GS칼텍스(12승15패·승점 39)와 승점이 같지만 승수에서 앞서 4위로 올라섰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25일)
남자부
현대캐피탈(26승8패) 3-0 OK저축은행(22승12패)
여자부
한국도로공사(13승16패) 3-2 한국도로공사(18승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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