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올해 나이 스물둘, 배우 심은경의 행보는 조금 특별하다.
주연작 '써니'와 '수상한 그녀'를 연달아 흥행시키며 '최연소 흥행퀸'이란 수식어를 얻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신하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로봇, 소리'에서는 더빙에 도전했다. 지구에 불시착한 인공위성 로봇 소리에 목소리를 입혀 숨결과 감정을 불어넣었다. 이성민 원톱 영화지만 심은경과 투톱으로 느껴질 만큼 목소리 연기가 돋보였고, 두 사람의 앙상블도 뛰어났다.
이호재 감독은 심은경에 대해 "목소리 톤과 억양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에서 감정의 미묘한 차이를 잘 전달해줬다"고 평했고, 이성민도 "영화 속에서 나와 함께 있을 때와 다른 이들과 있을 때 목소리를 다르게 변주해 정말 깜짝 놀랐다"고 극찬했다.
심은경의 발걸음은 스릴러로 이어진다. 3월 개봉하는 '널 기다리며'가 심은경을 기다리고 있다. 눈앞에서 아빠가 살해 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소녀 희주가 15년간 복역한 뒤 출소한 살인마를 추격하는 7일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심은경 스스로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작품"으로 꼽는다.
스릴러 영화에서 범죄 피해자로만 다뤄졌던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으로 복수에 나선다는 점에서 '널 기다리며'는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된다.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심은경이 발탁된 이유이기도 하다.
심은경은 "그동안 톡톡 튀는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내면을 깊이 감추는 진지한 인물을 맡았다"며 "순수함이 더해진 스릴러의 양면성으로 섬뜩한 효과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흥행퀸'의 다음 행보는 뜻밖에도 독립영화다. '걷기왕' 출연을 확정 짓고 3월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걷기왕'은 선천적 멀미증후군으로 왕복 4시간을 걸어서 통학하는 여고생 만복이 우연한 기회에 경보를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반드시 크게 들을 것' 1, 2편을 통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한 백승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평소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심은경은 "그 동안 기회가 없어서 출연하지 못했는데 '걷기왕'은 독립영화 특유의 신선함과 재기발랄함이 살아 있는 시나리오가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히며 "만복 캐릭터의 엉뚱함이 내 평소 모습과 닮아 있어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제작사는 "심은경과 같이 검증된 배우가 독립영화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독립영화와 독립영화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심은경은 '다작퀸'에도 도전한다. 이승기와 호흡을 맞춘 로맨스 사극 '궁합'과 범죄액션물 '조작된 도시'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서울역'에서는 또 한번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다. 4월 크랭크인을 앞둔 '특별시민'에서는 대선배 최민식을 만난다.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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