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값진 활약이었다. 안양 KGC 오세근 얘기다.
KGC는 2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3대86으로 승리, 2연승을 달리며 4강 플레이오프행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KGC 승리는 에이스 슈터 승부처였던 4쿼터 막판 대활약하는 등 25득점을 몰아쳐준 힘이 중요했다. 하지만 외곽포가 터질 수 있게 골밑에서 묵묵히 버텨준 오세근의 활약은 영양가 측면에서 만점이었다.
오세근은 14득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무릎이 아파 신인 시절처럼 무섭게 뛰어다니지는 못하지만, 1차전 상대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성실하게 막아내며 팀 승리 기반을 놓았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 1쿼터에만 파울 3개를 범하고 3쿼터 시작하자마자 파울을 저질러 어려움을 겪을 뻔 했다. 하지만 승부처이던 3쿼터 중반부터 힘을 냈다. 상대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쿼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빠진 틈을 노렸다. 자신도 파울트러블 상황이었지만, 정말 필요할 때 집중력을 발휘했다. 동료 센터 찰스 로드와 함께 삼성 골밑을 헤짚었다. 무리한 플레이가 아니라, 빈 곳을 노리는 영리한 움직음으로 로드와의 2대2 플레이를 통해 손쉬운 득점을 올렸다.
10점의 점수차가 나며 다 이긴 줄 알았던 4쿼터. 상대의 질풍같은 추격으로 2~3점 리드밖에 지키지 못하던 4쿼터 승부처에서도 오세근이 빛났다. 상대 골밑 수비 허점을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연속 득점을 이끌어내 시소 게임에서 팀에 힘을 줬다. 상대 추격 흐름을 끊어줌으로써, 마지막 이정현이 경기 마무리를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줬다.
오세근은 토종 최고 센터로 혼자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플레이어다. 공-수 모두에서 파괴력이 엄청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상 여파로 당시 파괴력을 조금은 잃은 모습. 하지만 뛰어난 농구 아이큐는 어디 가지 않았다. 몸으로 상대를 이겨내지 못할 때 영리한 움직임으로 골밑에서 쉽게 받아먹고, 어시스트를 해주며 경기를 풀었다. 자신이 주연이 되지 못하더라도,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조력자로 이번 플레이오프 캐릭터를 확실히 잡았다.
김승기 감독은 경기 후 "세근이가 마지막 파울 안하겠다고 믿어달라고 하더라. 워낙 머리가 좋은 선수기 때문에 파울 안할 것으로 믿었다. 끝까지 잘버텨줬다"며 칭찬했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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