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의 입단 14년차가 새로운 포지션에 도전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베테랑 외야수 이택근말이다. 10년이 넘게 주전 중견수로 뛰었던 이택근은 올시즌 코너 외야수로 보직을 바꿨다.목동구장보다 크고 펜스도 높은 고척돔으로 홈구장을 옮기게 되면서 중견수가 더 많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되자 넥센 염경엽 감독은 발빠른 젊은 임병욱에게 중견수를 맡겼고, 이택근을 좌익수,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을 우익수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본 대니 돈의 우익수 수비가 약했다. 어깨가 약해 3루까지의 송구가 좋지 않았다. 결국 어깨가 좋은 이택근과 대니 돈의 위치를 바꾸게 했다.
미국에서 좌익수로 훈련했던 이택근은 일본에 와서는 우익수로 연습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택근은 "한달동안 좌익수 수비만 연습했는데 일본으로 떤기 전에 갑자기 우익수 괜찮냐고 하셔서 솔직히 당황했었다"면서 "일본에서는 경기전 훈련 때 펑고를 받고, 타자들의 타구를 받으면서 적응하고 있다. 연습경기 출전으로도 훈련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우익수로 변신한지 채 보름도 되지 않았다.
시즌까지 짧은 시간이라 적응이 어려울까 싶지만 이택근은 오히려 "좌익수보다 우익수가 나은 것 같다"라고 했다. 우익수가 더 편안하다고 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좌익수로 왼쪽으로 뛸 때는 백핸드로 잡아야 해 불편하지만 우익수는 팔을 그대로 뻗으면 되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했다.
새롭게 긴장감이 생긴 것도 좋다고 했다. "중견수로 오래 뛰었으니 안정감은 있지만 긴장감은 떨어진게 사실이다.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하니 긴장감도 생기고 신인같은 기분도 든다"고 했다.
고척돔이라는 새 구장에서 새로운 포지션으로 뛰어야 하는 상황. 이택근은 아직 고척돔에 가보지 않았다. "주위에서 홈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지 않으니 시즌 중에 체력적으로 더 힘들지 않겠냐는 말을 하시는데 나에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택근은 "계산을 해봤는데 홈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는게 6경기 정도밖에 안되더라. 그렇게 많지 않다"면서 "난 비가 오락가락해서 경기를 안할 것 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하게 될 때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안할 줄 알고 긴장이 풀렸다가 다시 긴장하는게 잘 안된다. 차라리 집에서 나올 때부터 야구를 한다고 생각을 하니 심리적으로 경기를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택근은 14년동안 통산 타율 3할4리를 기록하고 있다. 1325개의 안타를 쳤다. 지난해엔 3할2푼6리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여전한 타격을 보였다.
이택근의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 "나같은 경우는 경기수에 안타수도 비례하더라. 그래서 많은 경기에 나가 많은 안타를 치고 싶다"고 했다.
예년과 달리 루틴을 바꿔 연습경기에서 많이 나서고 있는 이택근은 "항상 시범경기 때 컨디션이 좋았다가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컨디션이 다운됐었다. 그래서 이번엔 연습경기에서 끌어올려 시범경기때 컨디션을 떨어뜨려 정규시즌에 맞춰볼까한다"고 한다.
이택근은 포수로 입단했던 선수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3루수, 1루수, 중견수로 보직을 바꿨고 올시즌은 우익수로 나선다. 베테랑의 도전은 계속된다.
오키나와=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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