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31·서울)이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아! 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가 함께 그라운드에 설 그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박주영의 컨디션 지수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주영은 두 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7골을 몰아친 아드리아노와 2년 만에 서울에 복귀한 데얀의 활약에 묻혔다. 하지만 그도 선발은 아니지만 2경기 연속 출전했다. 박주영은 지난달 23일 원정에서 열린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6대0 승)에서 후반 22분 아드리아노와 교체 투입돼 인저리타임을 포함해 약 2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1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조별리그 2차전(4대1 승)에서도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후반 35분 데얀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의 시계는 거꾸로 가지 않았다. 살아있었다. 박주영은 부리람전에선 감각적인 힐패스로 이석현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6대0 대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히로시마전에선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팬들을 설레게 했다. 그의 발을 떠난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비켜나가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하지만 오른발의 감각은 건재했다. 이 뿐이 아니다. 빈공간을 활용하는 움직임과 볼키핑 능력, 동료들과의 호흡도 무난했다.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로 그의 몸상태는 예리했다.
사실 걱정은 컸다. 박주영은 동계전지훈련이 뜨겁지 못했다. 그는 1월 괌 전지훈련의 시작을 함께했지만 고질인 오른무릎이 아닌 왼무릎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왼무릎에 물이 차 국내에서 재활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다. 박주영은 2월 가고시마 전지훈련에도 늦게 합류했다. 그러나 연습경기에선 단 1분도 소화하지 못했다. 축구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재활 훈련에 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의 잣대도 냉정했다. 최 감독은 지난달 가고시마에서 돌아온 직후 "주영이는 팀에 필요한 선수지만 현재는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선수들은 공정한 경쟁을 해야된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아-데-박'은 없다"며 " 감독이 아닌 팀 동료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경기장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영이는 팀의 중요한 자원인만큼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다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박주영도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다만 부상에서 100% 탈출하진 못했다. 하지만 잔부상은 선수들의 숙명이다. 그 또한 부상과 동거할 수밖에 없다. 히로시마전에서도 발가락에 염증이 있었지만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최 감독은 4월을 바라보고 있다. ACL과 K리그 매주 2경기씩 소화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상황에 따라 '아! 데박'도 가동해야 할 시점도 온다.
박주영이 여백을 채워나가고 있다. 두 경기에서 10골을 몰아친 서울의 화력은 이제 막 첫 발을 뗐을 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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