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북런던더비.
이날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인물은 다름 아닌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었다. 그는 최근의 부진으로 도마에 올랐다. 라이벌팀들이 쓰러지며 우승의 기회를 잡았음에도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전 기차회견에서도 벵거 감독의 거취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였다. 토트넘과의 경기마저 패했다면 벵거의 위기설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수 있었다.
마침내 맞이한 북런던더비. 아스널은 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대2로 비겼다. 아스널은 3위(승점 52)를 유지했다. 승리는 아니였지만 어쨌든 귀중한 승점 1점을 더했다. 우승에 대한 가능성을 남김과 동시에 라이벌 토트넘의 상승세를 꺾는데 성공했다.
벵거 감독의 두가지 승부수가 주효했다. 첫번째는 램지의 위치였다. 그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던 램지를 공격형 자리로 올렸다. 대신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엘네니를 코클랭의 짝으로 기용했다. 이 선택은 전반 내내 위력을 발휘했다. 램지는 중앙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전진해 뒷공간을 허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공격쪽에서는 박지성을 연상케 하는 기동력으로 수비에도 공헌하는 모습이었다. 선제골까지 잡아냈다.
두번째 승부수는 후반 29분이었다. 벵거 감독은 엘네니를 빼고 지루를 투입했다. 포백을 보호하던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제외했다. 동점골을 위한 공격적인 선택을 했다. 램지와 외질을 중앙에 두고 대신 산체스의 행동 반경을 넓혔다. 이는 2분 뒤 동점골로 이어졌다. 산체스가 기어코 동점골을 뽑았다. 아스널은 오히려 지루 투입 후 미드필드 밸런스가 더 좋아졌다. 10명이 뛰는 팀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벵거 감독은 이날 무승부로 한숨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역시 10년 넘게 숱한 위기 속에서도 아스널을 지킨 노장 다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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