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새 외국인 타자로 헥터 고메즈를 선택한 것은 뛰어난 수비력과 중장거리 스타일의 타격 실력 때문이다.
고메즈는 전지훈련 연습경기서 두 분야에 걸쳐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25타수 6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김용희 감독은 당초 고메즈에게 2루를 맡기려 했지만,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유격수에 더 잘 어울린다고 판단, 기존 유격수 김성현을 2루수로 돌렸다.
8일 울산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고메즈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유격수를 많이 봤고 더 편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성현이도 원래 2루수 출신이다. 고메즈는 좌우 수비폭이 넓고, 성현이는 더블플레이 때 피봇플레이가 빠르다. 둘을 바꾸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고메즈는 이날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안정감 넘치는 수비를 펼쳤다. 더블플레이와 땅볼 수비를 한 차례씩 펼쳤는데, 좌우 움직임과 송구에서 합격점을 줄만했다.
타격 역시 파워가 넘쳤다. 2번타자로 나선 고메즈는 5회초 역전 3점홈런을 터뜨리며 시범경기 첫 대포를 신고했다. 2사 1,2루서 롯데 사이드암스로 배장호를 상대로 5구째 116㎞짜리 몸쪽 커브를 잡아당겼다. 타격 준비 자세만 봤을 때 낮은 공에 약할 것이란 지적이 있었지만, 부드럽고 빠른 스윙으로 낮게 휘면서 떨어지는 커브를 제대로 잡아당겼다. 고메즈는 5회초 공격을 마치고 수비 때 교체됐다.
이날 고메즈의 홈런이 고무적인 것은 김 감독이 계획한대로 2번타자로서 강력한 해결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2번타순에 대해 '작전수행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클러치 능력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고메즈가 딱 어울리는 2번타자감이라는 이야기다. 이제 막 시범경기가 시작됐을 뿐 정확한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지만 SK가 거포 군단으로 변모한다면 그 중심에 고메즈가 버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경기 후 고메즈는 "미국에서는 사이드암스로 투수가 드물어 익숙하지 않았는데 많은 영상을 보고 공부한 결과 오늘 좋은 타격이 나왔다. 앞으로도 많은 홈런을 쳐서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힌 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할 수 있게 많은 영상과 자료를 제공해준 전력분석팀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약간 세운 상체, 배팅 장갑 없는 맨손 타법이 트레이드 마크인 고메즈는 이날 다른 모습이었다. 배팅 장갑을 끼고 타석에 나섰다. 이에 대해 고메즈는 "오늘은 추워서 끼었는데, 느낌이 괜찮았다. 앞으로도 끼어보면서 테스트를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울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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