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경기 의도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뜻대로 흘렀다. 그러나 승리는 오리온의 몫이었다.
69대68, 단 1점 차의 승리였다. 이 부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오리온 추일승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과 맞물리면서 결과는 뒤틀려졌다.
'예측하기 정말 힘들다'는 오리온과 모비스의 4강 시리즈의 운명을 예측하는 '단초'를 제공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만수'가 구축한 모비스의 강력한 시스템
두 팀의 4강 1차전 기록지를 살펴보자. 69점 중 애런 헤인즈가 22득점을 올렸다. 조 잭슨이 15득점을 기록했다. 이승현이 12득점, 문태종(6득점) 최진수(5득점) 허일영(3득점) 장재석(6득점) 등이 스코어를 기록했다.
2점슛 야투 시도비율을 보면 39차례의 공격시도 중 헤인즈와 잭슨이 각각 13차례씩을 기록, 공격비율이 66.7%에 달했다. 성공률이 그리 좋지 않았다. 헤인즈의 2점슛 성공률은 54%, 잭슨은 38%에 그쳤다.
모비스가 의도한 잭슨과 헤인즈, 그리고 토종선수들 간의 공격 작업의 '단절'이 성공했다. 1차전 경기 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딱 하나만 강조했다.
그는 "잭슨과 헤인즈의 1대1 공격 허용은 괜찮다. 오리온이 포워드진을 활용, 골밑 미스매치 공격을 하는 것은 오히려 유리에게 더 좋다. 계속 성공할 수 없고, 이 과정에서 외국 선수들은 공격 작업에서 소외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전체적으로 볼 때 모비스의 이번 시리즈 수비 목표는 오리온의 '유기적 패싱게임 죽이기'다.
때문에 1차전 분패한 뒤 유 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수비는 전체적으로 잘됐다. 만족스러운 게임"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즉, 시리즈가 계속 될수록 이런 '단절 현상'이 가중되면 조직력이 좋은 모비스가 충분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또 하나, 모비스는 이날 지역방어를 거의 쓰지 않았다. 유 감독은 "오리온과 동부 6강전을 보면서, 오리온의 조직력과 잭슨의 변화 모습을 지켜봤다. 당초 지역방어를 준비했지만, 폐기했다"고 말했다. 상대의 조직 수준에 따라, 지역방어의 손익계산서를 따진 냉정한 판단이었다.
●계산과 디테일이 만들어낸 용병술
일단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인정할 부분을 인정하고 들어갔다. 오랜 시간 구축한 모비스의 시스템을 오리온이 따라갈 수 없다. 결국 경기 흐름은 모비스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했다.
미디어데이에서 추 감독이 "모비스를 만나면 득점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강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지만, 모비스의 수비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오리온의 공격 조직력보다 모비스의 수비 조직력이 더욱 탄탄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그 뒤 그는 치밀한 준비를 했다. 일단 모비스의 강한 골밑을 견제하기 위해 전반전, 베이스 라인을 일부러 열어주는 골밑 수비 전술을 썼다. 그 뒤에는 항상 이승현 등 오리온의 장신 포워드가 배치, 더블팀을 강력하게 들어갔다. 수비의 정확도도 준수했다. 그리고 매치업에서 양동근의 체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활동력 좋은 한호빈을 1쿼터에 배치한 뒤 승부처에서 최진수를 매치업 상대로 붙였다. 양동근의 특기인 스크린 이후 미드 레인지 점프샷의 기회를 줄이기 위해 스위치 디펜스가 가장 원활한 최진수를 붙인 것이다.
문태종 기용법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문태종은 강력한 클러치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체력적인 부담감이 항상 있다. 특히, 강한 압박을 즐기는 모비스를 만나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자칫 전반에 기용했을 때 중요한 순간, 체력적 부담 때문에 3점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었다. 때문에 문태종을 전반이 아닌 후반에 전격 기용했다.
게다가 4쿼터 중반, 승부처에서 갑자기 3-2 지역방어를 사용한 뒤 모비스의 볼이 정상적으로 투입되자, 곧바로 다시 맨투맨으로 전환하는 기민함도 보였다. 실패로 돌아갔지만,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려는 '디테일'이 돋보였던 장면이다.
결국 경기 흐름 자체는 불리했지만, 끝까지 모비스와의 힘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형국을 만들어냈다. 1점 차 승리의 진정한 원동력이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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