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 유니폼은 '특권'이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며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기 대문이다. 엄청난 혜택은 자연스럽게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진다. 기량 뿐만 아니라 국방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인성과 의지까지 평가 받는다. K리그 중상위권 클럽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스쿼드를 갖출 수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매 시즌 힘은 100%가 되지 못했다. 매 시즌 반복되는 입대와 전역 뿐만 아니라 친정팀과의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는 '임대룰'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을 앞둔 상주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챌린지(2부리그) 챔피언 타이틀 때문 만이 아니다. 족쇄였던 '임대룰'이 올 시즌부터 폐지됐다. 올해부턴 상주 소속 선수들은 원소속팀과의 맞대결 출전이 허용된다. 적게는 1~2명, 많게는 주전 절반이 빠진 채 라운드를 치러야 했던 아픔을 털어낸 것이다. 상주는 13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울산 현대와 클래식 개막전을 치른다. 울산을 원소속팀으로 둔 선수는 주장이자 수비수인 이 용과 공격수 조영철이다. 이 용은 오는 9월 제대를 앞두고 있는 '고참', 조영철은 지난 1월 말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합류한 '신병'이다.
친정팀에 칼을 겨누게 된 조영철에게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일본, 카타르 무대에서 활약했던 조영철은 지난해 7월 고향팀 울산으로 돌아와 K리그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고향 팬들과 만날 기회가 적었다. 컨디션 저하와 부상 등이 겹치며 주전경쟁에서 멀어졌고 단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슈틸리케호에 합류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춘 조영철이었기에 부진의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군 입대는 재기를 위한 '와신상담'이었다.
판은 깔렸다. 조진호 상주 감독은 개막전부터 조영철의 선발 출전을 예고하고 있다. 기초군사 훈련을 마치고 1월 말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한 조영철이 개막전 전까지 완벽한 컨디션을 만들기는 무리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연습경기 등을 통해 몸상태를 빠르게 끌어 올렸다. 또 다른 공격수 박기동이 포스트 플레이에 강점을 보인다면 조영철은 최전방 뿐만 아니라 2선 중앙과 측면까지 두루 커버 가능한 멀티형 공격수다. 경기 흐름에 따라 조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은 겉으론 태연하다. 조영철이 병역 의무 이행과 경기력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장기적으론 팀 복귀 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칼을 겨눈 식구는 반가울 리 만무하다.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승부에서 입는 타격은 꽤 크다.
조영철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K리그 데뷔 시즌의 부진을 화려하게 만회해야 한다. 수사불패의 정신을 강조하는 상주의 선수가 된 만큼 친정팀 울산전의 목표는 당연히 승리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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