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부진의 늪에서 드디어 벗어나는 것일까. 한화 이글스 송은범이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의미있는 호투를 했다. 본인은 물론 팀에도 희망을 안긴 투구였다.
송은범은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2안타 1볼넷 2삼진으로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불과 59개로 매우 경제적이었다. 1, 2회 6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1-0으로 앞선 3회초 첫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송은범은 후속 이우성에게도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에 몰렸다. 이어 9번 서예일을 1루수 앞 땅볼로 유도해 홈으로 뛰던 박세혁을 런다운 플레이로 잡아냈다. 하지만 그 사이 1루주자 이우성과 타자주자 서예일이 각각 3루와 2루까지 나갔다. 여전히 1사 2, 3루 위기.
이어 두산 1번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그 사이 이우성이 홈에 들어와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송은범은 흔들리지 않고 허경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안정을 되찾은 송은범은 4회 두산 3번 최주환-4번 에반스-5번 김재환 등 클린업 트리오를 연달아 범타처리하며 간단히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은 선두타자 국해성에게 이날 첫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앞서 첫 안타를 허용한 박세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정대훈과 교체돼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정대훈이 이우성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서예일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 송은범은 추가실점하지 않았다.
이날 송은범의 구위는 싱싱했다. 총 59개의 공 중 26개를 던진 직구는 쌀쌀한 날씨임에도 140~146㎞를 기록했다. 기온이 오르면 구속도 조금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슬러브(10개, 113~123㎞)와 슬라이더(11개, 123~137㎞) 체인지업(12개, 119~128㎞) 등 변화구도 날카롭게 제구됐다.
송은범의 시범경기 첫 호투는 상당히 큰 호재다. 올해 팀의 선발진의 한 축을 확실하게 맡아줄 수 있기 때문. 지난해 FA로 한화에 입단한 송은범은 전성기였던 SK 와이번스 시절 은사인 김성근 감독과 재회해 좋은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지난해 33경기에 나와 2승9패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04에 그쳐 실망감을 남겼다.
하지만 송은범은 올시즌을 앞두고 혹독하게 훈련에 매달렸다. 시즌 종료 직후 피닉스 교육리그(10월)에 이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11월)까지 소화한 뒤 1월중순부터는 고치-오키나와 캠프를 소화했다. 이어 3일부터 6일까지 오키나와에 추가로 남아 잔여훈련까지 진행했다.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송은범은 "오늘 날씨가 추워 빠른 타이밍에 던지려고 한 것이 좋은 효과를 낸 것 같다"면서 "1회에는 체인지업의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덕아웃에 오니 동료들이 '직구와 팔스윙 차이가 많이 난다'는 지적을 해줬다. 그러나 2회부터는 직구와 팔스윙이 비슷해지면서 밸런스가 잘 맞았다. 또 니시구치 인스트럭터로부터 배운 슬러브가 잘 통했다. 단기간에 배운 구종이지만, 변화각이 좋아 타자를 상대하기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리그부터 오키나와 추가훈련을 거치며 밸런스가 좋아진 것 같다. 특히 오키나와에서 오는 날(6일) 아침에 불펜 투구를 하며 감을 잠았다. 그 훈련이 없었다면 아직또 헤메고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좀 더 밸런스를 잡고, 체인지업의 팔스윙을 직구와 같게 만드는 게 숙제다. 또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아직 크다. 그걸 줄이도록 하겠다"며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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