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모험은 희비가 엇갈렸다.
첫 파격은 실패였다. 최강희 전북 감독(57)은 1일 장쑤 쑤닝(중국)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원정 2차전에서 선발 명단을 국내 선수로만 구성했다. 후반 레오나르도와 에릭 파탈루를 투입했지만 전략이 먹혀들지 않았다. 최 감독도 스스로 인정했다. 그는 "전반에 실점하지 않고 후반을 노리기 위해 외국인 선수를 투입하지 않았다. 잘 안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 파격은 통했다. 최 감독은 12일 FC서울과의 K리그 개막전이자 K리그판 엘 클라시코에서 변칙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두 발 물러선 선택은 맞아 떨어졌다. 앞선 ACL 2경기에서 10골을 폭발시킨 서울의 화력을 무실점으로 막고 1대0 승리를 챙겼다.
최 감독의 모험은 막을 내린다. 전북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ACL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빈즈엉(베트남)과 충돌한다. 전북은 1승1패(승점 3)를 기록, FC도쿄(일본)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 앞선 승자승 원칙에 따라 2위에 랭크돼 있다.
더 이상 파격이 없는 이유는 있다. 상대가 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빈즈엉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전북이 분명 한 수 위다. 특히 전북은 빈즈엉전에서 대량득점으로 노려야 한다. ACL 순위 산정방식이 아무리 승점→승자승→골득실→다득점이긴 해도 조별리그에서 장쑤, 도쿄와의 순위 싸움에서 골득실까지 따질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최 감독은 결전을 앞둔 1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빈즈엉 원정에서 1대1로 비겼다. 빈즈엉도 장쑤 원정에서 1대1로 비겼다. 도쿄는 안방에서 선제골을 내주더라. 그 두 경기를 보면 빈즈엉이 지난해보다 더 강해지고 안정된 느낌이다. 공격에서 무게감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대량 득점을 노려야 한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시즌 전 폭풍영입에 대한 자신감을 빈즈엉전에서 드러낼 생각이다. 두 수 앞을 내다보고 있다. 20일 울산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원정 2차전에 출전할 멤버까지 고려하고 있다. 최 감독은 "일부 선수들이 바뀔 것이다. 여름이라면 일주일 3경기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체력적으로 지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울산전까지 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몇몇 선수를 새롭게 기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를 떠나 최 감독이 빈즈엉전에서 얻고자 하는 소득은 두 가지다. 포백 불안 해소와 백업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이다. ACL 두 경기에서 수비 불안을 가중시켰던 임종은이 부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이번 시즌 한 번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백업 선수들의 출전 가능성도 엿보인다. 최 감독은 "어차피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장쑤 원정이 아쉬웠던 만큼 빈즈엉전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당초 목표대로 홈에서는 어떤 팀을 상대해도 이겨야 1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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