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센터 첼시 리(27)는 이번 2015~2016시즌 KDB생명 여자농구 대회가 낳은 '신데렐라'다.
KEB하나은행은 이유진(은퇴)까지 빠지면서 골밑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 끝에 동포선수로 첼시 리를 파격적으로 영입했다. 첼시 리와 계약했을 때 다른 경쟁 구단에선 혼혈이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고, KEB하나은행은 할머니가 한국 사람이라는 걸 입증하는데 진땀을 흘렸다. 그로 인해 첼시 리의 신분 논란을 잠재웠다.
첼시 리의 골밑 장악력은 기대이상이었다. 그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35경기에 모두 출전, 총 20번의 더블더블(득점+리바운드)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가 한 시즌에 한두 번 하기도 힘든 더블더블을 어렵지 않게 해냈다. 첼시는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5.2득점, 10.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는 정규리그 종료 후 가진 시상식에서 신인상은 물론이고 득점, 리바운드, 2점 야투, 공헌도, 베스트5까지 총 6관왕을 차지했다.
첼시 리가 골밑에서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주자 KEB하나은행은 날개를 달고 팀 성적이 올라갔다. 지난 시즌 5위였던 팀 성적이 이번 시즌엔 2위로 치솟았다. 팀 창단 이후 최초로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에 진출했다. 첼시 리와 외국인 선수 모스비의 호흡은 시간이 갈수록 매끄럽게 돌아갔다. 둘이 맹활약한 PO에선 KB스타즈(정규리그 3위)에 첫 판을 내주고 2연승해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 올랐다. 첼시는 PO 세 경기에서 1~2차전에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프전에서 KEB하나은행을 맞는 우리은행 한새의 위성우 감독은 "첼시 리와 모스비가 가장 경계하고 막아야 할 상대들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강 우리은행이라고 하더라도 첼시 리와 모스비가 골밑에서 맘대로 하도록 내버려둔다면 고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첼시 리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은행이 잘하는 팀인 건 분명하다.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가 골고루 잘 한다. 하지만 우리은행이라고 해서 절대 못 이길 상대는 아니다. 결과는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박종천 감독은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을 깨기 위해 첼시 리와 모스비를 앞세워 골밑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첼시 리가 PO까지 WKBL리그 첫 시즌에 쓴 성공 스토리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이번 우리은행과의 챔프전은 그 신데렐라 스토리의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결말은 어느 팀이 우승하느냐에 달렸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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