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시절, 방망이를 거꾸로 들어도 3할을 칠 거라는 소리를 들었던 LG 트윈스 '적토마' 이병규(9번). 그 실력이 쉽게 사라질 리가 없다. 확실히 잘 치긴 잘 친다. LG 양상문 감독이 그에 대한 활용법을 고민해야 할 타이밍이다.
이병규는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5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회와 4회 모두 상대 선발 정성곤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천부적인 컨택트 능력은 살아있었다. 이날 컨디션이 매우 좋은 정성곤이었는데, 그의 공을 쉽게 툭툭 때려냈다. 정성곤은 이날 LG 타선을 상대로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안타 3개 중 2개를 이병규에게 허용했다.
이병규는 양 감독의 의도 속에 미국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었고, 이병규도 이를 수용하고 2군 대만 캠프에 참가했다. 몸상태가 좋으면,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합류하려 했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병규는 오키나와 캠프가 열리기 전 몸을 더 만들고 싶다는 뜻을 코칭스태프에 전했고, 대만과 이천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병규는 "몸은 잘 만들었는데, 내 상태를 시험해보고 싶다"는 실전 참가 의지를 드러냈었다. 양 감독도 "시범경기 뛰는 것을 보며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겠다"고 말했다.
15일 첫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모처럼 만에 치르는 실전에서 모두 배트에 공을 맞혔다. 그리고 16일 경기에서는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kt전에서 멀티히트 경기를 했다. 치는 것 뿐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주루.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을 완전히 떨쳐낸 듯 잘 뛰었다. 15일 경기에서는 우익수 수비도 소화했다.
양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뛰는 야구'를 선언했다. 발빠른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있다. 이병규는 햄스트링 문제가 없다고 해도 도루 능력을 발휘하기는 힘든 선수. 그렇다고 잘 치는 타자를 무작정 벤치에 앉히거나 2군으로 내릴 수도 없다. 치고 나가야 도루도 시도할 수 있다. 빠른 발로 찬스를 만들어도 후속타자가 해결 능력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게 야구다.
이병규가 부상 재발 없이 현재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고,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면 LG의 개막 엔트리 구성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양 감독이 이병규 활용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을 해야할 시기가 온 듯 하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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