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에서 15세만 빼줘라."
최근 전북 현대 봉동클럽하우스를 '웃음바다'로 만든 이동국(37)의 한 마디다. "'100세 시대'인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나도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으니 나이를 좀 빼줘도 되는 것 아닌가." 5남매를 둔 '슈퍼맨 아빠'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재치있는 농담 같지만, 전북 현대의 말못할 속사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북은 2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울산 현대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에서 2장의 교체 카드만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23세 이하 선수를 11명의 선발 라인업에 의무적으로 포함시켜야 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규정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체명단에 23세 이하인 황병근 최규백을 포함시키면서 '출전명단 내 23세 이하 선수 2명 의무 포함'은 지켰지만, 2명 중 한 명은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시키기 못하면서 1장의 교체카드를 잃었다.
줄어든 한 장의 교체카드는 아쉬움이었다. 전북은 울산보다 앞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반전부터 압박에 밀려 고전했다. 이재성 로페즈 한교원 김신욱 루이스가 문전에서 세밀한 플레이로 활로를 개척하고자 했으나 밀집수비에 막혀 빛을 보지 못했다. 최 감독은 후반 17분과 23분 각각 로페즈, 루이스를 빼고 이동국과 레오나르도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하지만 더 이상 교체카드를 활용하지 못하면서 체력부담 속에 후반 막판 울산의 공세에 밀려 위기를 맞는 등 어려운 경기를 했다.
최 감독은 "시즌 전부터 서울전과 울산전에서는 (교체카드를) 2장만 쓰는 쪽으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해 전반기 초반 10승1무를 하면서 우승의 초석을 다졌다. 후반기에 다소 부진했지만 초반 쌓은 승점이 '보험' 역할을 했다"며 "장윤호 같은 23세 이하 선수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클래식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의 초반 흐름을 잡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전북 입장에선 언제까지나 손해를 감수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주중, 주말 클래식과 ACL을 오가며 8경기를 치러야 하는 4월에는 로테이션 압박도 무시할 수가 없다. 최 감독은 "사실 훈련장에서 고개만 숙이고 다닌다. 몇몇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면 마치 내게 시위를 하는 것 같다"고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면서도 "4월에는 쉽지 않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고, 그만큼 로테이션도 활발하게 가동해야 한다. (23세 이하 선수 활용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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