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폭두이자 섹시한 절대지존 이방원. 그야말로 유아인의, 유아인에 의한, 유아인을 위한 이방원이었다.
지난해 10월 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50회 대장정에 나선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가 지난 22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인기리에 방영된 '육룡이 나르샤'의 흥행 이유로는 탄탄한 스토리, 감각적인 연출 등 수많은 요인이 존재하지만 그 중 으뜸으로 꼽히는 대목이 바로, '물 오른' 유아인의 메소드 연기였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 역을 맡은 유아인은 '시청자 기억에 남는' 역대 이방원 중 가장 어린, 최연소 이방원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동안 이방원은 '곧 유동근'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대체불가한 캐릭터 중 하나였다. 금단의 구역처럼 쉽사리 유동근의 아우라를 넘을 수 없었던 인물이지만 유아인은 이런 부담감을 극복하고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아인의 심미안은 성공적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목적 지향적이고 사리 분별이 확실했으며 영민한 두뇌 못지않게 판세를 읽을 줄 아는 특출난 감을 소유한 비범한 인물 이방원은 유아인에게 아주 잘 맞는 옷이었던 것. 이방원이 곧 유아인이라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로 환상의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소년과 청년의 두 얼굴을 모두 가진 유아인은 어린 이방원에서 꾸밈없는 솔직함과 치기어린 반항심을 뿜어냈고 성인이 된 이방원에서는 섬뜩한 독기를 품은 '철의 군주'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향 때문에 스승인 정도전(김명민)으로부터 '폭두'라는 별명을 얻은 이방원이었고 이를 연기한 유아인 역시 맞춤옷을 입은 듯 꼭 맞아 떨어지며 놀라운 시너지를 발휘했다. 어디 이뿐인가? 인생의 유일한 정인인 분이(신세경)에겐 돌직구 구애로 매력을 발산했고 조영규(민성욱), 무휼(윤균상)과는 뭉클한 브로맨스를 선보여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역사를 살펴봤을 때 가장 현실적인, 인간적인 이방원을 표현한 유아인. 물론 '대배우' 유동근을 뛰어넘었다고 평할 수 없지만 유동근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이방원을 만드는데는 성공 도장을 찍었다. 적어도 유동근이 만든 금단의 구역을 깬 유일무이한 배우임은 확실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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