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안 먹어도 배가 안 고프다."
조성환 제주 감독(46)은 강인한 외모의 소유자다. 풍기는 느낌은 '상남자' 그 자체다. 특유의 경상도 억양까지 더해져 카리스마를 풍긴다. 하지만 촉촉한 감성을 숨기고 있었다. 조 감독은 지난 22일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날 선수단을 대상으로 제주 응원가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구단 직원들이 준비한 응원가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인턴사원들의 모습이 조 감독의 감성을 자극했다. 조 감독은 "밥을 안 먹어도 배가 안 고프다. 입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입을 연 뒤 "인턴직원들이 응원가 경연대회도 하고 여러 일을 했다. 여기저기 움직이며 참 부지런하더라. 고생하는 우리 인턴들을 보니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인턴사원들에게 기쁨을 선사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인턴사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응원하고 도와준다. 우리가 결과를 내줘야 기쁘고 보람 느낄텐데 생각만큼은 아닌 것 같다"며 "진짜 고생 많이 하는데 보니까 참 미안하다"고 밝혔다.
조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13일 인천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라운드에서 3대1로 승리했다. 하지만 19일 2라운드 광주전에서 0대1로 무릎 꿇었다. 승리를 기대한 경기였던 만큼 실망이 컸다. 조 감독은 "이제 약 2주간 휴식기를 가진다. 광주전에서 생각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철저히 보완해서 재정비할 것"이라고 했다.
리그 초반이지만 제주의 모습도 되짚었다. 조 감독은 "일단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좋다. 지난해보다 열망이 더 강하다"면서도 "하지만 상대팀에 슈팅을 내주는 빈도가 높다. 강팀을 만나면 실점 위기를 내줄 수도 있다. 휴식기 동안 유효슈팅을 내주지 않도록 보완하는 방향으로 생각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는 다음달 2일 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전북과 3라운드 원정을 떠난다. 제주는 그간 원정경기에 취약한 모습을 노출했다. 조 감독은 "상대가 강팀 전북이다. 게다가 원정이다. 지금까지 원정에서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다"면서 "그러나 원정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 안 된다. 원정이라는 생각을 떠나서 잘 분석해서 부딪히겠다.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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