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의 황태자는 그때 그대로였다.
돌아온 이정협(울산)은 24일 벌어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히어로였다.
경기 종료 직전 1대0 결승골을 터뜨리며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MOM)로 선정됐다. 한동안 A대표팀을 떠나있다가 재승선하자마자 기분좋은 사고를 쳤다.
자신을 발탁해 황태자로 키워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도 화끈하게 화답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정협은 자신에게 주어진 21분을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특유의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가장 필요할때 한방을 터뜨렸다. 후반 48분 기성용의 땅볼 크로스를 슬라이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이정협이 슈틸리케호에서 골맛을 본 것은 지난해 6월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3대0 승)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 리그 하반기(당시 상주 상무 소속) 경기 도중 안면 골절상을 해
어쩔 수 없이 대표팀과 멀어졌지만 그의 존재감은 변함없었다.
이정협은 경기가 끝난 뒤 "나도 신기하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와서 많이 긴장도 하고 떨렸다. 그러나 주변에서 형들이 좋은 말을 해주고 감독님이 파이팅해줘서 긴장이 풀리면서 열심히 뛰다보니 운좋게 골도 들어간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골은 슈틸리케 감독의 지시가 뒷받침됐다는 게 이정협의 설명이다. "후반에 많이 밑으로 내려와서 공을 받다보니 골대와 멀어지면서 슈팅 기회가 적어져서 감독님이 들어갈 때 너무 내려서지 말고 깊숙이 들어가서 빠져나갈 때 빠져나가고 공을 지켜주면서 동료들에게 연결해주고 골 앞으로 가라고 했다. 그게 도움이 됐다."
이어 이정협은 "골 욕심을 낸 것은 아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오랜만에 경기를 뛰는 것이어서 팀 플레이에 해가 안 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무엇보다 팀 승리에 집중했다"면서 "대표팀에 다시 온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내 역할을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안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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