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는 펑고 안받으면 (실력이) 안늘어요."
칠순이 넘은 고령이 무색할 정도로 거침없이 펑고 배트를 휘두를 수 있는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의 비결은 무엇일까. 알고보니 '정근우 때문'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재치넘치는 답변이 다시 한번 2016 KBO리그 미디어데이 현장을 찾은 팬들의 배꼽을 빼놨다.
2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삼성전자홀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미디어데이에는 10개구단 감독과 주요 선수들이 참가해 시즌 출사표를 밝히고, 취재진과 팬들의 질문을 받았다. 특히 팬들에게서 신선한 질문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한 여성 팬이 김성근 감독에게 물었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프링캠프에서 늘 힘차게 펑고 훈련을 시킬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김성근 감독은 1942년생이다. 만 74세이자, 우리식으로 따지면 75세다. 하지만 여전히 스프링캠프에서 꽂꽂한 자세로 수백개의 펑고 타구를 날릴 정도로 힘이 넘친다. 이 비결에 대한 질문. 김 감독은 일단 사회자에게 "나 밖에 없나?"라고 되물었다. 70대의 감독이 자신 뿐인가라는 질문. 사회자가 "그렇다"고 하자 진지한 답변이 나왔다. 김 감독은 이내 팬들을 바라보며 "어떤 일을 할 때 나이는 관계없다고 봐요. 나이는 정신에 의해 지배되는 법이라 하고자 하는 사명감이 있으면 아무 부담없이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잠시 숙연해졌다. 하지만 곧이어 나온 김 감독의 말에 현장은 폭소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김 감독은 옆에 앉아있는 한화 주장 정근우를 지목하며 "옆에 정근우가 있는데, 이 선수는 펑고를 안치면 (실력이) 안 늘어요. 그래서 칠 수 밖에 없어요"라고 농담을 했다. 졸지에 희생양이 된 정근우는 고개를 숙였고, 팬들은 웃음보가 터졌다.
이제 정근우의 말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사회자가 발언 기회를 주자 정근우는 '수제자'답게 "올해로 (펑고를) 8년 받았습니다다. 내년에도 열심히 받겠습니다"라며 김 감독의 펑고와 함께 하겠다고 말해 팬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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