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게나 감독에게나 부상은 가장 피하고 싶은 악재다. 멀쩡히 한 시즌 준비를 잘 마친 선수가 한 순간의 부상으로 시즌 전체를 날려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면 선수 개인은 물론 팀 전체적으로도 손실이 커진다. 특히나 해당 선수가 팀의 핵심 전력일 때 그 여파는 더 커진다. 예를 들면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용규같은 선수를 생각해볼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이용규는 그렇게 크게 다친 건 아니다. 시범경기를 착실히 치르던 지난 25일 대전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 때 왼쪽 손목에 사구를 맞고 쓰러졌다. 지난해 KIA 투수 박정수가 던진 공에 맞아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당했던 이용규와 그걸 본 팬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었던 장면. 천만다행으로 뼈가 골절되거나 하는 정도로 다치진 않았다. MRI 검진에서도 타박상으로 나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넘길 수도 없다. 철저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이게 빌미가 돼 더 큰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용규는 이후 반깁스를 한 채 치료와 재활에 매진 중이다. 현재로서는 개막 엔트리에는 빠질 가능성이 크다. 시즌 초반인만큼 전력 손실 여파가 적을 수 있다. 그래서 개막 후 일주일 정도 여유를 더 주면서 손목 상태가 완전히 나아진 뒤에 1군 엔트리에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화는 시즌 초반 적어도 1주일 정도는 이용규 없이 외야라인을 꾸려야 하게 됐다. 이용규는 공격에서도 큰 역할을 했지만, 특히나 수비에서 기여도가 컸다. 야구 수비의 척추라고 할 수 있는 센터라인의 정점, 중견수로서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했다. 송구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주전 중견수로서 외야를 지켰다.
그러나 이용규의 부상 공백이 벌어지면서 전체적인 한화 외야라인의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사실 한화 외야 수비력은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다. 코너 외야수들의 수비 범위와 포구 및 송구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현재 한화 외야의 주전급이라 할 수 있는 선수를 떠올려보자. 김경언 최진행이 앞에 서 있고, 이성열 정현석이 있다. 공통적으로 수비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물들이다. 여기에 이용규마저 빠지게 되면서 외야 수비력의 감퇴를 피할 수 없다.
대책은 있을까. 일단 이용규가 오기 전까지 버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장민석의 적극 활용이 필수다. 이미 장민석은 시범경기에서 다양하게 나와 수비력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을 받았다. 하지만 타격이 문제다. 12경기에 나와 타율이 2할4푼3리에 그쳤다. 확실한 주전급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다. 장민석이 타격에서 좀 더 분발해준다면 중견수와 2번타자의 공백을 한결 쉽게 메울 수 있다.
다른 코너 외야는 혼전이다. 좌익수 최진행-우익수 김경언의 구도가 유력하지만 여기도 변수가 있다. 최진행이 시범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타율 1할4푼6리에 그쳤다. 지명타자로 돌려 쓰기도 곤란하다. 로사리오가 있기 때문. 결국 당분간 이성열과 김경언이 코너 외야를 맡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수비력 약화는 어쩔 수 없이 떠안고 가야한다. 한화 외야의 고민이 큰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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