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노보다 박주영을 더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 '적장' 김도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우려가 적중했다. 올 시즌 첫 '경인더비'의 주인공은 박주영(31·서울)이었다.
박주영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의 홈경기에서 전후반 1골씩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1 승리를 견인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주영은 풀 타임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날 경기의 선제골과 결승골이 모두 박주영의 발끝에서 터져나왔다. 전반 13분 데얀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고, 후반 15분 수비수를 재치있게 따돌린 다카하기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골문의 빈틈 안으로 침착하게 볼을 밀어넣었다. 박주영이 K리그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건, 2007년 3월 수원과의 경기 이후 9년 만이다. 홈팬의 열광적인 응원이 박주영을 향했다. 아드리아노는 후반 인저리 타임에 승리의 쐐기골을 박주영에게 선물했다.
홈팬들 앞에서 대승을 거둔 뒤 만난 박주영은 덤덤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단호한 말투에선 자신감과 여유가 엿보였다.
-경기에서 승리한 소감은.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또 코칭스태프의 주문대로, 동료들이 플레이를 잘해줬기 때문에 오늘 같은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부상 등의 이유로 훈련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두 골을 터뜨리면서 자신감을 찾았나.
날씨가 따뜻해진 것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는 같다. 동계훈련을 하진 못했지만, 무릎 상태도 나아졌다. 지난해보다는 몸 상태가 낫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경기를 할 때도 자신감이 나오는 것 같다.
-2007년 3월 수원과의 슈퍼매치 이후 K리그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게 9년만이다.
오늘 골을 넣은 것도 데얀이 좋은 찬스를 만들어줬고 선수들이 믿어줬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자신감도 얻었다. 워낙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두 번째 골은 내가 발만 대도 될 정도로 만들어줬다. 그런 점들이 우리 팀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몸 상태는 어느 수준까지 올라온 것 같은가.
무릎만 안 아프다면 80% 정도는 된 듯하다. 일본 막바지 훈련 때부터 체력 훈련을 해왔고, 경기를 뛰면서 몸을 조금씩 만들어 왔다. 오늘 선발 출전해서 힘든 점도 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다고 본다.
-데얀, 아드리아노와의 조합은 어떤가.
데얀은 한국선수 못지않게 헌신적으로 뛴다. 덕분에 편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데얀 선수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아드리아노는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감각을 갖고 있는 선수다. 어느 경기에서든 서로 조합을 잘 맞춰간다면 상대팀이 예상하지 못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상암=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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