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한국 법인 설립 13년 만에 사상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최근 미인증 변속기 문제로 업체와 대표가 검찰 고발을 당하는가 하면 이전가격 조작 등으로 세무 당국으로부터 500억원대 세금 폭탄까지 맞았다.
게다가 할부 금융 자회사인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고객 정보 보호 미흡으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잇따른 악재로 명품 이미지에 상당한 손상을 입은 데다 지난해 9월 부임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에 대한 '굴욕의 퇴장' 가능성까지 나돌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수익성 악화에도 배당은 늘려
최근 벤츠코리아는 역대 수입차 업체에 부과된 추징금 중 최대 규모인 502억원의 세금을 부과 받았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최근 국세청 세무 조사 결과 501억9400만원의 법인세 추징 통지를 받았다.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지난해 7월말부터 두 달 동안 벤츠코리아의 세금 탈루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전가격(다국적기업이 모회사와 해외 자회사 간에 원재료나 제품 및 용역에 대한 거래를 할 때 적용하는 가격) 조작을 통한 탈루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벤츠코리아측은 추징액이 과도하다며 과세전 적부심사 청구를 제출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3조1415억원의 매출을 기록, 수입차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독일 본사에서 차량을 수입해오는 매출원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11억원으로 전년(1221억원)보다 9.0% 줄었고 순이익도 887억원 전년(969억원)으로 약 8.5% 감소했다. 이런 수익악화에도 외국인 주주 몫으로 돌아간 배당은 오히려 늘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585억원을 배당, 66%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전년 배당성향 50% 보다 16%포인트 올린 것이다.
할부 금융 고객정보 관리도 부실
벤츠코리아의 할부 금융 자회사인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이 회사에 대한 검사에서 고객 정보 관리부실 등을 적발, 최근 경영 유의 1건과 개선 명령 2건을 내렸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개인정보보호 책임자가 아닌 부서장 또는 팀장의 승인만으로 고객 정보사용 권한을 부여한 사례를 적발했다. 고객 정보가 포함된 시스템에 대한 사용 권한은 개인정보보호책임자가 부여하도록 돼 있다. 이에 금감원은 업체에 경고 조치했다.
외국산 패키지 설치를 위해 일시 방문한 해외 용역직원에 대해 사전 신원 조회 또는 신원보증서를 받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신원이 불확실한 사람이 전산 관련 용역을 수행할 경우 보안상의 취약점을 노출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제2금융권 연대보증 제도가 폐지됐는데도 연대보증을 세운 사실도 적발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차량 할부 등을 취급하는 자동차금융의 경우 민감한 고객 정보가 많지만 일부 수입차 금융업체들은 이를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라키스 사장 강제 출국 가능성도?
앞서 국토교통부는 자동차관리법과 대기환경보전법, 소음·진동관리법,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등 위반 혐의로 벤츠코리아와 실라키스 사장에 대한 고발장을 29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벤츠코리아는 S350d 4개 차종(S350 d, S350 d L, S350 d 4Matic, ,S350 d 4Matic L)의 9단 변속기 차량 총 98대를 제원통보 없이 올해 1월27일부터 판매했다. 이들 차량은 본래 자동 7단 변속기로 배출가스 인증을 받았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국토부에 변경된 제원을 통보하지 않고 자동차 자기인증 표시를 한 경우 위법으로 분류하고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제재가 이뤄질 경우 벤츠코리아의 이미지 훼손은 물론 최악의 경우 작년 9월 부임한 실라키스 사장이 임기 1년도 못 채우고 강제 출국될 수도 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벌을 받은 외국인은 강제 퇴거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4만6994대를 판매, 전년(3만5213대)보다 약 33%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1~2월 8000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벤츠코리아측은 연이은 부정적 이슈가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져 결국 판매량에 악영향을 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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