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평균 2⅓이닝. 한화 이글스가 LG 트윈스와의 잠실 개막 3연전(3차전 우천취소) 중 2경기에서 기용한 선발 투수들의 소화 이닝수다. 1일 경기 선발 송은범은 3이닝을 던졌고, 2일 선발 김재영은 1⅔이닝만에 교체됐다. 한화를 이끄는 김성근 감독이 자주 쓰는 '퀵후크(3실점 이하의 선발을 6회 이전에 교체하는 방법)'가 다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런 형태의 투수 운용은 이미 시범경기 때부터 예고됐다. 김 감독은 지난 3월27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을 마친 뒤 "선발 로테이션에 관해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하고 매일 구상이 바뀐다. 기둥이 없이 비슷한 투수들로 야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정규시즌에) 투수 교체 타이밍이 더욱 중요해질 것" 이라면서 "오늘(KIA전)같은 경기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었다. 당시 KIA는 선발 마에스트리를 2이닝 무실점 상황에 교체한 뒤 총 8명의 투수를 기용해 10대5로 이겼다.
결국 '퀵후크'와 불펜 투수진 총동원 전략은 미리 준비돼 있던 계획인 셈이다. 외국인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게다가 김 감독은 현 시점에서 확실하게 5이닝 이상을 버텨줄 만한 투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김 감독 역시 매번 기대는 하고 있다. 처음부터 선발을 조기에 교체하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이건 어떤 감독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름지기 선발투수를 내보낼 때는 되도록 길게 버텨주길 바란다. 하지만 이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점들이 금세 드러나면 바꾸지 않을 수 없다. 김 감독은 "송은범은 3회들어 예전에 안좋았던 버릇이 나왔다. 공을 앞에서 힘있게 뿌리지 못했다. 김재영 역시 긴장한 탓인지 시범경기 때의 모습이 없어졌다. 그래서 사이드암에 강한 임 훈을 만나면 장타를 맞을 것 같았다"고 LG 2연전에서 선발들을 일찍 교체한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앞으로도 한화는 선발투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금세 교체하는 식으로 투수를 운용할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은 "투수들이 각자 자기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잘 던지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3일 잠실 LG전이 우천 취소되며 선발 로테이션에 한 박자 쉬어갈 틈이 생겼다는 것이다. 원래 이날 선발이었던 마에스트리는 5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으로 미뤄졌다. 지금 한화에는 송은범과 김재영을 빼면 송창식과 김민우 정도가 선발을 맡아줄 수 있다.
이태양은 2군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며 컨디션을 조율 중이고, 심수창은 손가락 물집, 송신영은 종아리 부상으로 다소 시간이 걸린다. 안영명도 어깨 상태가 썩 좋지 않다고 한다. 때문에 빡빡한 선발 운용은 적어도 로저스가 확실히 로테이션에 돌아오기 전까지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 경기에 투수 5~6명씩은 기본적으로 나온다는 뜻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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