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원정길은 고난의 연속이다.
익숙치 않은 환경과 홈 텃세, 이동에 의한 피로 등 극복해야 할 난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 받는 팀들이 종종 이변의 제물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빈즈엉(베트남) 원정길에 나서는 전북 현대도 고민이 적지 않다. 빈즈엉은 전북이 속한 E조 최약체다. 3경기서 무승(1무2패)에 그치며 최하위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안방에서 전북을 맞이하는 빈즈엉이 과연 앞선 경기처럼 마냥 약한 모습을 보일 지는 미지수다. 경기 외적 변수도 만만치 않다. 장거리 이동 끝에 덥고 습한 현지 기후에 맞서야 한다. 전북보다 앞서 빈즈엉 원정을 치른 장쑤(중국)도 한 수 위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1대1 무승부에 그쳤다.
전북은 지난해 빈즈엉 원정을 경험했다. 안방에서 빈즈엉을 3대0으로 완파했던 전북은 로테이션을 가동해 빈즈엉과 맞대결 했으나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주면서 1대1로 비겼다.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으나 후반 중반 이후 체력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고전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공교롭게도 당시의 경기 일정도 4월초였다.
'닥공(닥치고 공격)'은 그동안 전북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최전방 공격수 뿐만 아니라 2~3선에서 끊임없이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공격으로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이번 빈즈엉 원정에서 만큼은 수비 집중력에 초점이 맞춰진다. 원정의 부담스런 조건들을 감안하면 공격라인에서 100%의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빈즈엉이 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극단적인 수비와 카운터 전략을 세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전북이 공격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해도 익숙한 환경 속에 빠른 발로 허점을 파고들 상대 공격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승부다. 결국 수비라인이 90분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부를 펼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 감독은 지난 제주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빈즈엉전 밑그림을 어느 정도 그렸다. 제주전에서 2대1로 힘겹게 승리했지만 빈즈엉 원정을 위한 첫 발을 잘 떼었다는 평가다. 그는 제주전 승리 뒤 "4월 일정이 매우 어렵다. 빈즈엉과 원정경기, 포항과 원정경기 등 계속 중요한 경기가 있다. 그래서 오늘 홈(제주전)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했다. 의미가 있다"며 "4월 첫 경기를 잘 출발했다. 선수단의 이원화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듯 하다"고 전했다. 이번 빈즈엉전에서는 제주전 후반 교체로 나섰던 김신욱, 레오나르도가 선발로 나서 공격 선봉에 설 전망이다. 수비라인에선 골키퍼 권순태를 축으로 김창수 최철순 임종은 김형일 등 주축 자원들이 모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때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원정이다. 지난해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복수도 해야 한다. 전북이 과연 아시아 제패를 향한 첫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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