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즈만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리즈만은 14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15~20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카라스코와 함께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리즈만은 주로 토레스를 도와 측면 공격수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토레스가 8강 1차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출전할 수 없었다. 그리즈만이 최전방의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졌다.
그리즈만은 분명 기량이 뛰어난 공격수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최전방을 맡기에는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최전방 공격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조력자 역할이 그리즈만에게 더 잘 맞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거쳐간 공격수의 계보가 워낙 화려하다. 토레스, 아게로, 팔카오, 코스타 등 탄탄하고 저돌적인 스타일의 공격수를 배출해왔다. 물론 그리즈만도 훌륭하다. 하지만 최전방에서 수비와 싸워가며 공격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부족해보였다. 그리즈만이 2015~2016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2경기에 출전해 무려 20골을 넣고 있지만 과거 '선배'들 만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즈만이 껍질 깨고 나왔다. 조력자 이미지가 강하던 자신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리즈만은 이날 경기 전반 35분만에 진가를 발휘했다. 바르셀로나 문전에 위치해 있던 그리즈만은 아크 좌측 부근에서 올라온 사울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방향을 틀어 선제골로 연결시켰다. 그리즈만의 탁월한 위치선정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선제골 이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집중했다. 그리즈만이 공격적으로 뭔가 보여줄 기회가 줄었다. 하지만 한 번씩 나오는 역습장면에서 그리즈만은 빠른 돌파와 정확한 연계 능력으로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긴장시켰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일품이었다.
대담한 승부사 기질도 확인할 수 있었다. 후반 42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바르셀로나의 이니에스타가 페널티박스 내에서 손으로 공을 막았다. 그리즈만이 키커로 나섰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부담감이 작용할 법도 했다.
체력도 바닥난 시점이라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었다. 모든 중압감을 이겨냈다. 그리즈만은 왼발로 침착히 바르셀로나 골문 오른쪽 하단을 노려 추가골을 뽑아냈다. 쐐기골이었다.
그리즈만의 멀티골에 힘입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그리즈만은 그간 부족했던 2%를 채웠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진정한 에이스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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