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 치는 법이 없다.
남기일 감독(42)이 이끄는 광주는 1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서 1대2로 패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다. 광주는 이날 패배로 3라운드 수원FC전(1대2 패), 4라운드 울산전(0대2 패)에 이어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리그 순위도 어느덧 9위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희망도 봤다. 남 감독은 K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서울을 맞아 물러서지 않는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기록상으로는 오히려 서울에 앞섰다. 광주는 55%의 볼 점유율(서울 45%)을 기록했다. 총 14개의 슈팅(유효슈팅 4개)을 때리며 서울(총 슈팅 12개·유효슈팅 4개) 골문을 위협했다. 선제골 실점 상황에서 나온 골키퍼 최봉진의 던지기 실수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될지 모를 승부였다. 광주가 강팀을 만나더라도 자신들의 색깔을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무대였다.
더욱 인상 깊은 점은 남 감독의 뚝심이었다. 지금까지 서울을 상대한 팀들은 서울의 공격력을 의식, 스리백을 구사하는 등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남 감독 역시 2연패를 당한 터라 움츠러들 법도 했다. 하지만 우회는 없었다. 남 감독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남 감독은 기존에 사용하던 4-3-3 포메이션을 들고 왔다. 전력의 열세에도 공격축구를 그라운드에 펼쳐놓았다. 승장 최용수 감독도 남 감독의 뚝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결과에 매몰되지 않는 남 감독의 소신과 철학도 쉽지 않은 데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남 감독의 목소리도 당당했다. 그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서울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우리의 축구를 선보인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서울전을 앞두고 남 감독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선수들의 심리상태였다. 어린 선수들이 대다수이다 보니 한 수 위 팀과의 대결에 다소 주눅이 든 측면이 있었다. 남 감독은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위축된 부분이 있었다. 경기 전 '상대를 의식하지 말고 우리가 잘 하는 플레이를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어 "패배는 언제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짜임새 있는 축구를 통해 어린 선수들을 키우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광주의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의 축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는 17일 전남 원정을 떠난다. 남 감독은 "전남전에서 연패를 끊을 것이다. 역대전적에서도 우리가 5승4무2패로 앞선다"면서 "전남도 만만치 않은 공세를 펼치겠지만 공을 오래 점유하는 팀이 아니다. 우리는 공을 지키면서 주도권을 잡고 만들어가는 축구로 승리를 일굴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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