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에서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공을 때리는 야구, 골프 등에서 특히 강조된다. 힘은 있으나 부정확한 타격보다, 힘을 빼고 스윗스팟에 맞혀야 공이 더 멀리 나가기 때문. 하지만 사람은 욕심을 가진 동물로 그 힘이 쉽게 빠지지 않는다. SK 와이번스 4번타자 정의윤이 이 힘빼기의 위력을 보여줬다.
정의윤은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양팀이 6-6으로 맞서던 연장 11회초 1사 만루 찬스서 바뀐 투수 김사율을 상대로 결승 그랜드슬램을 때려냈다. 정의윤은 김사율의 초구 한가운데 포크볼을 툭 쳐냈는데, 예상 외로 멀리 날아간 공은 구장 좌중간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시즌 4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2번째 만루홈런이 아주 중요할 때 터졌다. 정의윤의 한방으로 SK는 4연승을 달리게 됐다.
의도가 명확해 보였다. 희생플라이를 위해 툭 갖다 맞히기만 하겠다는 스윙이었다. 위의 사진을 보면, 공을 띄우기 위해 약간 들어올린 스윙 피니시 자세를 볼 수 있다. 방향은 좌익수쪽으로 노린 듯 보였다. kt 좌익수 이대형은 중견수 배병옥, 우익수 하준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깨가 약하다. 그쪽으로 보내면 3루주자가 더 편하게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 목표를 갖고 살짝 공을 건드렸는데, 이게 홈런으로 연결됐다. 정의윤 본인도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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