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행진을 달리는 팀에게 가장 큰 고민은 '패배 후 후유증'이다.
무패를 달리다 연패에 빠지는 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대단한 바르셀로나도 39경기 무패행진이 마감된 후 3연패로 흔들리고 있다. 기록을 의식한 나머지 무리한 운용으로 선수들의 피로가 쌓이고, 무패행진을 위해 버텼던 선수들의 집중력과 정신력이 1패를 기점으로 무너지기 쉽다. 무패행진 후 1패는 단순한 1패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생팀' 수원FC의 '첫 패 후 대응법'에 관심이 모아졌다. 개막 후 5경기 무패행진(1승4무)을 달리던 수원FC는 16일 '선두' 서울과 만났다. 상대가 서울이었지만 워낙 좋은 모습을 보이던 수원FC였기에 '혹시' 하는 이변의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0대3 패배였다. K리그 클래식 데뷔 후 처음으로 2골 이상을 실점했고, 전남과의 개막전 이후 처음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점유율은 55대45, 슈팅수는 19대5였다. 기록만 보면 완패다.
하지만 경기 후 수원FC의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서울전 패배가 오히려 보약이 된 모습이다. 오히려 선수들의 자신감이 올라섰다. 기록이 아닌 내용을 들여다보자. 수원FC는 순간 미스로 실점을 내줬지만 그 전까지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수원FC의 강한 압박은 역시 위력적이었다. 공격에서도 서울의 간담을 서늘케 만든 장면도 여러차례 있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스코어는 3대0이지만 위험한 상황들도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도 포기 않고 공격에 나서는 수원FC만의 플레이가 빛났다.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전반이 끝나고 내가 놀랐다. '이놈들 봐라'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차이는 있었다. 전반 실점 장면도 수비에서 틈을 줬기 때문이다. 후반에 2골을 더 내줬지만 우리가 못해서라기 보다는 상대가 좋았다"고 했다.
이승렬의 경쟁력을 확인한 것도 호재였다. 올 겨울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이승렬은 재활과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다. 서울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 순간 스피드와 체력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클래스는 여전했다. 조 감독은 "확실히 큰 경기에서는 커리어가 있는 선수들이 제 몫을 하더라. 많은 관중들 앞에서 당황하던 선수들이 많았는데 이승렬은 그렇지 않았다. 향후 활용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조 감독은 무패행진을 달릴때도 항상 "우리는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축구를 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전에서 실제로 그랬다. '막공'까지는 아니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자신감을 더욱 올려줬다. 초반 클래식을 강타한 수원FC의 돌풍은 서울전 패배로 멈춰설 것 같지 않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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