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메리트(승리수당) 폐지가 예정대로 이행되고 있다. 10개 구단은 공히 성적에 따른 매경기 승리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데일리 MVP와 월간 MVP 등 KBO 사무국이 규정하고 있는 시상 외에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올시즌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순위다툼이 예상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동기부여책을 강구하게 된다. 가장 손쉬운 것 중 하나가 메리트 제공이다. 리그에 흙탕물이 튈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지난해 메리트 폐지 여론이 나왔을 때만 해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예전에도 메리트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많았지만 현실적으로 실행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메리트는 도박적 요소, 팀간 위화감, 선수간 불화 등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하지만 음성적으로 시행될 뿐 아니라 수십년간 시행돼 왔기에 선수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오히려 메리트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선수들의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한다는 시선도 많았다. 성적이 우선인 구단입장에선 상대팀에서 메리트를 통해 강력한 동기부여를 하면 이를 무시하기 힘들다.
십여년전에도 메리트 폐지 의견이 나와 구단간 합의를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한팀이 어겨 금방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올해는 각 구단의 의견이 맞아떨어졌다. 갈수록 메리트 규모가 커져 이제는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KBO의 의지도 한몫하고 있다. KBO 이사회는 메리트 금지 규정을 위반한 구단에 2차지명 1라운드 지명권박탈 및 제재금 10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를 신고하거나 제보하는 이에게도 최대 10억원의 포상금을 준다. 돈도 돈이지만 2차 1라운드 지명권은 팀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대단한 사안이다.
KBO는 한발 더 나아가 조사위원회까지 구성했다. 규약 위반사항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게 될 KBO 조사위원회는 조호경 변호사(53, 전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장)와 진성민 회계사(48, 성지회계법인), 최영국(65, 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조사팀장)씨 등 3명의 법률, 금융, 수사 전문가로 구성됐다. 조사위원회에 메리트, 탬퍼링 등 규약 위반 사항이 의심될 경우 구단과 선수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필요 시 당사자에게 금융거래 내역 등의 자료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구단과 선수가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위원회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KBO는 이를 규약 위반으로 간주하고 제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잘 지켜지고 있지만 문제는 시즌막판이다. 순위다툼이 심해지면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 암암리에 승리수당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 성적을 위해 각팀은 대규모 투자를 했다. 한화의 경우 3년간 FA영입에만 400억원을 넘게 썼다. 수억원을 투자해 효과를 볼수 있다면 솔깃할 수 있다. 메리트 폐지 정착을 확인하려면 올가을 리그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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