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캡틴' 이범호의 타구는 2루타가 아닌 홈런이었다.
이범호는 29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3-1로 앞선 5회 2사 1루에서 2루타로 타점을 올렸다. 볼카운트 2B2S에서 두산 선발 보우덴의 146㎞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으로 날아가는 큼지막한 타구로 연결했다. 당시 그는 한 손을 일찍 놓으면서도 끝까지 힘을 실었다. 기술적인 베팅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KIA 벤치에서 김기태 감독이 뛰어나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2루타가 아닌 홈런이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오후 8시19분부터 1분 간 비디오를 지켜본 심판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관중의 안전을 위해 펜스 위에 설치한 노란 보호 펜스에 맞고 그대로 떨어졌다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TV 중계 화면상으로 이범호의 타구가 어떻게 다시 외야로 떨어졌는지는 쉽게 분간할 수 없었다.
그래서 30일 경기에 앞서 광주 챔피언스필드 홈런석으로 가봤다. 그리고 그 곳엔 검은색 그물망이 보호 펜스 뒤쪽에 설치돼 있었다. 모래사장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사진 참조) 이후 다시 한 번 TV 중계 화면을 봤다. 몇 번이고 확인해 보니, 그제서야 타구가 그물망을 맞고 떨어졌다는 확신이 생겼다.
당시 홈런석에서 팬들의 안전을 책임졌던 보안 관계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하며 "비디오 판독까지 했기 때문에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며 "다만 내가 봤을 땐 그물망을 맞고 약간 굴절돼 다시 외야로 떨어졌다. 홈런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간 팬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범호만 억울하다. 팀이 연패를 끊으면서 이와 관련한 특별한 얘기는 없었지만, 홈런 1개를 도둑맞았다. 특히 전날까지 21경기에서 78타수 24안타, 타율 0.308에 4홈런 14타점을 수확한 그는 올 시즌 유독 담장 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많다. 스스로도 우스갯소리로 "119m 짜리 타구를 몇 번이나 쳤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다. 결국 메이저리그처럼 완벽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만이 해답이다. 지금 여건으로는 29일 같은 상황이 숱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광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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