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승15패 성적이 나도 나쁜 건 아닐거야."
2016 시즌 KBO리그 개막 직전 kt 위즈의 홈구장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조범현 감독이 4월 한 달의 경기 일정표를 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4월1일 개막, 그리고 5월1일까지 이어지는 27연전. 조 감독은 조용히 "목표는 5할인데,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냉정히 12승15패만 한다고 해도 나름 성공적인 한 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냥 단순 예측으로 수치를 생각한 게 아니었다. 감독들은 한 달 스케줄 자신들의 선발 로테이션과 상대팀 선발 로테이션을 모두 대입해 경기 플랜을 짠다. 물론, 중간 선수들의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하지만 객관적 전력을 정밀 분석해 이뤄야 할 목표를 세운다. 그렇게 조 감독이 세운 현실적 목표가 기본 12승에 플러스 1~2승이었다. 당장 주말 LG 트윈스와의 3연전만 해도 1승2패 경기 중 진 2경기 모두 1점차 패배를 당했으니 아쉬움이 남을 법 하지만, 일단 12승 최소한의 목표 달성을 했으니 어느정도 성공이라고 평가할 만 하다.
조 감독이 이런 계산을 한 이유는 있었다. 유한준, 이진영과 외국인 투수 등 전력 보강이 어느정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군에 처음 참가해 꼴찌를 한 팀이 확 앞으로 치고나갈 수 있다고 생각할만큼의 전력은 아니었다. 새로 온 외국인 투수들의 실력에 물음표가 달렸고, 젊은 나머지 선발진의 활약 여부도 불투명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도 있었다. 주전 포수 장성우가 50경기 출전 징계를 받은 상황에, 오정복까지 사고로 개막 후 15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실제 개막 후 사정은 더 안좋았다. 시범경기 홈런왕 김사연이 불의의 부상으로 낙마했고,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요한 피노까지 몇 경기 던지지 못하고 햄스트링이 터지고 말았다. 설상가상 국가대표 불펜 조무근은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도 kt는 특유의 응집력 있는 야구를 선보이며 선배팀들을 괴롭혔다. 부상자 속출로 어려운 가운데, 전민수와 김종민 주 권 등 새로운 신예 스타들이 튀어나와 팀을 도왔다. 4월 마지막 6연전에서 3연패 포함, 2승4패를 기록했는데 이 3연패만 없었다면 5할 승률 더 큰 목표 달성도 가능했다.
경험이 없는 팀은 시즌 초반이 가장 어렵다. 이 때 분위기를 잘못 타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다. 조 감독은 12승을 하면 이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 다가올 시즌 힘싸움을 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차근차근 부상 선수나 대체 자원들이 복귀하고, 젊은 선발 투수들이 첫 승 트라우마를 지우고 자리를 잡게 되면 kt는 더욱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다행히 주장 박경수를 비롯해 이진영 유한준 김상현 박기혁 이대형 등 고참 선수들이 야구 내-외적으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어 팀이 크게 흔들릴 염려는 없어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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