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루왕을 차지했던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박해민은 지난해 타율 2할9푼3리에 무려 6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도루왕에 올랐다. 60차례 성공하는 동안 실패는 8번 뿐으로 성공률이 8할8푼2리나 됐다.
그런데 올시즌은 이상하다. 총 7차례의 도루를 시도했는데 1번만 성공하고 6번이나 실패했다. 도루가 잡힐 때의 모습을 보면 간발의 차이가 아니라 여유있게 수비수가 기다리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전혀 박해민 답지 않은 모습. 3일 대구 넥센전서도 박해민은 4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아웃됐다. 넥센 포수 박동원의 송구도 좋았는데 타이밍상 아웃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박해민이 느려보였다.
이런 박해민의 주루 부진에 대해 초반 1할대의 부진을 보여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도루에 부담이 생겼거나 상대 견제에 의해 리드 폭이 좁거나 스타트가 느려진 것 등 많은 분석이 있었다.
그런데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 박해민의 스파이크가 도루 실패의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류 감독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도 박해민의 도루 실패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있는데 작년과 달라진게 걸음 수다"라면서 "작년엔 12발만에 2루에 도착했는데 올해는 13발을 뛴다. 한발의 차이는 그야말로 엄청나게 크다"라고 했다. 이어 "코칭스태프가 박해민이 올해 스파이크를 바꿨는데 그게 원인인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새로 쓰는 스파이크엔 앞쪽에 징이 없다고 한다. 선수가 달릴 때 땅을 박차고 나가야 하는데 앞에 징이 없으면 힘을 받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발은 슬럼프가 없다'는 야구계의 격언이 있는데 박해민의 올시즌 모습은 그에 반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타격이 예전만못한 삼성으로선 박해민의 빠른 발이 꼭 필요하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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